<2006-09-15 격주간 제636호>
4-H 변하지 않으면 쇠퇴만이…
회원의 소리 - 정 서 기 회장(전북 부안군4-H연합회)-

난 이제 4-H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이대로는 안돼’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매년 행사를 해오면서 너무 좋은 취지를 가진, 너무도 좋은 행사가 빛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 본다.
활동을 하다보면 오래전에 활동을 했던 선배님들이 이렇게 묻곤 한다. 아직도 4-H가 있느냐고. 우리 때는 정말로 좋았는데 아직도 그러냐고. 난 여기서 뭐라 말을 해야 할지…. 예전과 비교하면 너무도 초라해진 것 같지만 나름대로 우리 회원들은 구슬땀 흘리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가진 걸 베풀 줄 알며 ‘좋은 것을 더욱 좋게’라는 이념 아래 자기를 정진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걸 소수의 사람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아니 소수의 사람 밖에는 할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 슬프다. 지금의 영농4-H는 젊은 사람이 없는 게 당연하다고 느껴질 만큼 농촌에는 젊은 사람이 없다.
이제 영농이라는 개념에만 한정된 4-H는 버려야 한다. 지금의 4-H가 활성화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 사회4-H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처음 회장직을 맡으면서 직장 다니는 친구들에게 주말 봉사를 하자는 말을 했다. 모두들 시큰둥할 거라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절반 정도가 선뜻 좋다고 했다. 자기들도 봉사는 하고 싶은데 막상하려니까 너무 거창한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못하고 있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없는 영농회원을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말고 4-H를 좋아하고 알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나 들어와서 배우고 즐겁게 생활하는 게 앞으로의 4-H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 클럽도 바뀔 수 없다는 당연하면서도 하기 힘든 걸 생각해 본다. 여러 회원을 만나보면서 아쉬울 때가 있다. 가끔 회의나 교육 시 타 시·군 회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 개개인은 정말 열성적이고 진정한 4-H인이다. 그러나 막상 회의가 시작되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내 자신도 그렇다. 완전한 것 같으면서도 부족한 뭔가가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 같다. 난 아직 완전한 4-H인이 아닌 모양이다. 그저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 정도이다. 아마도 회원 제한연령이 되는 해 그때가 돼서야 ‘난 진정한 4-H인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4-H의 황금기는 이제 다 지나갔다. 이제 우리는 다 지나간 4-H의 황금기에서 떨어진 씨앗을 우리의 의지와 이념으로 새롭게 키워 새로운 4-H의 황금기를 만드는 것이 현존하는 우리 회원들이 짊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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