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침몰과 함께 무수한 꿈들이 덧없이 스러졌습니다. 우리 모두 노란리본에 희망을 걸었지만 맹골수도의 조류는 우리의 잘못을 꾸짖기라도 하듯이 여전히 사납기만 합니다. 얘들아! 내 잘못이다. 우리 어른들이 잘못했다. 후회하며 가슴치며 울부짖어 보지만 이 봄 새 잎 같았던 님들은 여전히 대답이 없습니다.
진도 팽목항에 설치된 자원봉사텐트 가운데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진도군4-H연합회’가 뚜렷이 찍힌 것이었습니다. 4-H를 대표하는 그 글자만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발 구르는 450만 4-H인들의 슬픔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님들이 꿈을 키우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텃밭. 님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땅을 일궜습니다. 농부의 마음으로 상추와 고추 모종을 심고, 여행을 다녀와 마저 심으려고 더 많은 땅을 갈아놓았습니다. 그 위에 봄비가 내립니다. 몸 대신 이 곳을 찾은 님들의 영혼인 양 봄비가 땅을 촉촉이 적십니다.
님들의 친구인 7만여 4-H회원들이 함께 슬퍼하며 아파합니다. 님들의 부모님 심정으로 450만 4-H인들이 비통함에 잠겼습니다. 님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입니다. 이제 앞으로 더 잘할게. 4-H의 꿈을 더 많이 심고, 4-H활동 더 열심히 하고, 4-H의 나무를 더 튼튼히 키울게. 그래서 제2, 제3의 세월호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의 일을 더 잘할게!
- 4-H가족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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