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5 격주간 제648호>
<時論>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

이 계 현(한국4-H본부 사무총장)

새해인가 했더니 벌써 3월 중순, 봄기운이 완연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제 새봄과 함께 본격적인 4-H활동이 시작된다.
그동안 본부의 단체회원인 중앙연합회, 지도교사협의회, 국제교류협회 등도 총회나 임원회의를 통해 단체 나름대로의 목적수행을 위한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자율적으로 시행절차를 거쳐 4-H회원으로서,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높이고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4-H운동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60여 년간을 지탱해온 원동력이다.
우리는 급격히 변화하는 다양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아울러 4-H운동이 청소년 사회교육운동이라 한다면 우리나라에는 300여개의 청소년운동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시민단체 등 많은 단체들이 청소년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4-H도 이들 단체 중의 하나이다.
여기에 비춰보면 4-H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우리끼리만 모여서 4-H운동의 정당성을 논하기에는 이미 사회가 너무 변했다는 것과 4-H고유의 프로그램은 이미 일반화되어 있으며 시대에 적응하는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으면 4-H존재가치는 크게 낮아질 것이다.
정부지도기관이라는 행정력과 인력, 재원 등을 매개로 하는 튼튼한 우산 아래서 별 어려움 없이 활동하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스스로 깨어나지 못하고 작아진 우산만을 탓한다면 머지않아 4-H는 역사 속의 흔적으로 남을 수도 있다. 4-H운동이 정말 필요하고 절실하다면 4-H출신자, 지도자, 회원, 관계기관들이 이러한 뜻을 한데 모아야 하며, 이의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4-H본부는 이를 위해 그간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왔다. 4-H민간단체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4-H(育)의 인재양성과 우수 농업잠재인력 양성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의 효율적 달성을 위해 4-H운동체로서의 지역본부강화, 4-H지도자의 확대 양성, 4-H추진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과제학습활동의 활성화, 프로그램의 연구개발, 재원의 확대, 단위4-H회 활동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토록 본부 운영방향을 설정한 바 있다.
이러한 본부의 운영방향은 과거의 4-H활동과정과 기록,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법인단체로서의 승인절차를 거쳐 확정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업방향이 꼭 적절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문제점 지적과 비판, 이를 수용해 개선해 나가는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회의 목택이라는 비판행위도 자칫 공분을 내세워 남을 어렵게 하는데 편리한 형식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잘만 들어맞으면 정의와 진리를 옹호하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 있으나 그 동기가 한 개인을 어렵게하기 위한 심정에서 나온 것이냐 아니냐는 여간 판별하기 힘든 것이 아니다. 사적인 감정이든 공적인 명분에서든 점점 미워하는 감정에 빠지는 함정은 그것이 습성화 될 때 자기도 모르게 명분을 찾아 강변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정도가 있다.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말이 있듯이 적절한 한계를 가져야겠다.
오랫동안 민간4-H단체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상근지도자로서 끊임없이 지속되는 이러한 문제들을 보며 안타까움이 앞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완벽한 인간이란 없다.
또한 나무라는 것은 쉽다. 우리는 좋은 점, 하고자 하는 일을 헤아려 보려 노력하고 서로 격려하여야 하며 함께 해야 한다.
까닭이 있든 없든 얽히고설킨 감정의 표현은 공적인 목표 앞에서는 자제돼야 한다. 특히 4-H운동 추진에 대내외적으로 누가 되는 지나침은 자제해야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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