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윤호 지도사
한국4-H본부로부터 4-H신문 지도현장 부분에 대한 원고 작성 의뢰를 받고 하루 일과를 마친 나는 조용한 시간을 만들어 막상 원고를 작성하려고 하니 머릿속이 텅 빈 기분이었다. 더욱이 내가 쓴 글이 신문이라는 언론매체를 통해 누군가가 읽는다고 생각하니 부담이라는 것이 나의 뇌리를 무겁게 눌러버리기도 하였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원고 작성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을 줄 알았더라면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써볼 것이라는 아쉬움만 남을 뿐…… 잠시 생각을 가다듬고,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는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내 글을 누군가가 읽는다는 생각에 너무 빠져버리게 되면 나도 모르게 남이 쓴 글에서 좋은 말만을 인용하거나 미사여구를 넣으려는 오류를 범할 것 같아서이다.
그동안 내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공직에 임한 과정을 있는 그대로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2000년도 처음으로 공직에 들어와서 농업인 교육담당자로서 업무를 배우기 시작했다. 모두가 처음에는 업무에 대해 알지 못하기에 선배와 동료 직원 또는 상사에게 업무를 배워가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내가 맡은 업무에 대해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고 있을 즈음이던 2004년도에 4-H육성이라는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었다.
같이 근무를 하고 있는 동료 직원이 4-H업무를 보고 있어도 내가 맡은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솔직히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단지 4-H하면 네잎클로버 그리고 어렸을 적에 마을 입구에 네잎클로버에 지덕노체 글자가 새겨져 있는 작은 비석만 생각났을 뿐이다.
전임 담당자로부터 업무인수를 받고 처음으로 4-H관련 책자를 읽게 되었고, 우리 익산시4-H연합회 임원들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점차 시간이 흘러 4-H업무를 하면서 분명 나에게 있어 새로운 변화와 깨달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에게 있어 새로운 변화란 다름 아닌 젊은이들과 함께 일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교육업무를 볼 때는 농촌현실이 그러하듯이 교육생 대부분이 50~60대 농업인이었지만 이제 20대 젊은 청년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나의 주된 고객이 젊은 청년층과 학생들로 바뀌어졌다는 사실이다. 덩달아 내가 젊어져가고 있다는 변화였다. 그리고 4-H의 힘은 젊음 그 자체라는 깨달음이다.
물론 육체적 젊음보다는 정신적 젊음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젊다는 것은 열정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열정은 또한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4-H활동, 영농참여, 배움 등 무엇이든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열정을 가지고 해야 할 것이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해야 할 본분이라면 적극적으로 하자는 뜻이다. 따라서 나 자신부터 열정을 가진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가짐과 반성이 앞서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4-H정신을 가진 4-H인으로 거듭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오늘은 우리 익산시4-H후원회 정기총회가 있었고 새로운 후원회장님이 선출된 날이기도 하다. 젊음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 4-H인이야 말로 우리 농업·농촌의 보장자산이 아닐까 싶다. 지덕노체의 4-H기본이념을 바탕으로 내게 주어진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야 말로 진정한 4-H인으로서 발전해 나가는데 꼭 필요한 정신이리라. <전북 익산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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