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5 격주간 제648호>
취재낙수

●… “각자가 무엇이든 오랜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놓으면 그것이 바로 경쟁력이고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아닌가요.”

4-H회에 가입하며 함께 영농을 시작했고 영농 초기에 분재에 매력을 느껴 지금까지 분재인으로 살고 있는 한 전문가는 그 시절에 꺾꽂이와 씨뿌리기, 높이떼기(취목)로 분재 소재를 마련했다. 또 오래도록 거름을 주고 수형을 잡고 매년 분갈이를 해 주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을 세월을 애지중지하며 키웠을까?
 그런 분재를 현재도 소유하고 있다며 보여 주었다. 실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은 어느 곳에 내 놓아도 빠지지 않을 명품이었다.
그러면서 그 전문가는 “분재든, 정원이든 자기 취향에 맞아 오랜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시켜 놓는다면,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 하도록 한다면, 바로 그것이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우리 땅에 멋진 작품이 있어 세계인이 찾아와 즐기고 감상한다면 그것 또한 국제경쟁력에서 앞서가는 것이고 우리를 제대로 알리는 길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특히 농업을 하는 4-H인들에게 “우리 농업도 외길을 걷게 되면 분명 새역사를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이자 권하고자 하는 포인트였다. 이러한 이야기의 뒤에는 무수한 고난이 있고 그 고난을 이겨낸 선각자만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암시이기도 했다.  

●… “꽃도 못 키우고 동물도 못 키우는 녀석이 어떻게 자식을 잘 키울 수 있겠습니까?”

4-H회원들이라면 과제활동은 기본. 전라남도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국화 가꾸기를 통해 농심을 함양하고 자연 사랑의 정신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현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대국, 소국, 현애 등 다양한 종류의 국화가 하우스 안에서 꽃봉오리를 틔우기 위해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 1인 1화분 가꾸기를 하며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다정한 친구처럼, 사랑스런 가족처럼 정성을 다해 애정을 쏟는 모습은 여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교장 선생님의 이 말 한마디로 충실한 과제활동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꽃도 못 키우고 동물도 못 키우는 녀석이 자라서 어떻게 자식을 잘 키울 수 있겠습니까?”
이는 아마도 아름답고 예쁜 꽃을 생산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따뜻한 인간애가 몸에 녹아든 인간다운 인간을 기르고 싶다는 교육철학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 게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교실 밖에 세워둔 국화 꽃대가 거의 전부 부러질 만큼 애착심이 없던 회원들이 이제는 누구보다 내 것처럼 아낄 정도로 변했다니, 그의 철학이 이것으로 충분히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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