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광양매화문화축제, 17일부터 25일까지 열려
봄이 되면 가장 먼저 기다려지는 것이 꽃소식이다. 저 남쪽에서 번진 꽃불은 차츰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움츠렸던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달군다. 그래서 남쪽의 꽃소식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데, 먼저 광양의 매화축제는 마음뿐만 아니라 발걸음이 향하도록 상춘객을 유혹한다.
올해로 열한 번째를 맞는 광양의 매화축제는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다압면 도사리에 있는 매화마을(섬진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 이 마을은 주변 밭과 산 능선 등에 100만여 그루(30만여 평)의 매화나무가 3월 초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특히 매화꽃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 풍경은 꽃과 산과 강이 한데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룬다.
이 마을에는 매화의 상징인 지조와 절개를 지킨 영길이란 청년의 전설이 내려온다. 흙으로 그릇을 빚는 일을 하던 영길은 약혼자가 죽자 그녀의 무덤에 가서 매일 슬피 울었다. 어느 날 무덤 옆에 매화나무 한 그루가 돋아나 있는 것을 보고 약혼자의 혼이라고 생각해 집에다 옮겨 심었다. 세월이 흘러 영길은 늙어 쓸쓸히 죽고 매화는 크게 자라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는데, 그 옆에 있던 예쁜 그릇이 하나 있어 뚜껑을 열자 그 속에서 휘파람새가 나와 매화꽃에 앉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매화에는 휘파람새가 따라다닌다고 사람들은 믿고 있으며 축제 기간에 영길의 추모제를 열고 있다.
1997년 시작된 매화문화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매실과 매실로 만든 매실식품을 널리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시작하여 전국의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달빛 어린 매화, 섬진강 따라 사랑을’이란 주제로 매화의 고결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관광객이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달빛 아래서 펼쳐지는 공연도 마련해 매화의 은은한 멋과 함께 밤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추모제, 매화꽃길 음악회, 농촌체험장, 매화사진촬영대회, 매화사생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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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번째를 맞는 매화축제는 매화와 서민강이 한데 어울어진다.> |
특히 지난해 큰 호응을 얻은 5개 코스의 테마 산책로를 새롭게 단장하고 섬진강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새로 만들어 산과 강이 어우러져 만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도 즐길 수가 있다. 또 청매실농원에 있는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 촬영지 주변에 조명시설을 설치해 땅거미가 진 뒤에도 초가와 매화, 그리고 전통 옹기를 배경으로 가족과 또는 연인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기에도 넉넉하다.
섬진강의 지명유래가 된 두꺼비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섬진나루터와 청매실농원의 전통옹기, 그리고 섬진강 재첩잡이 풍경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강변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한편 광양시는 이번 축제기간 중 관광객 편의 도모를 위해 섬진강 매화꽃 기차여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광주에서 행사장 내까지 임시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주말에는 집중되는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행사구간 내에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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