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오셨나요?”
“4-H회에 가입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 그러세요. 우선 여기 앉으시죠. 제가 4-H회 육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기 가입 신청서를 작성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4-H회에 가입할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예! 군 제대 후 아버지가 한번 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셔서 가입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 동생과 동생 친구도 같이 가입하려고 하는데 가입신청서 3장 주시면 작성해오죠.”
지난 8월 초 4-H를 담당한 지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자진해서 영농4-H회에 가입하겠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젊은이 세 명이 한꺼번에 왔다. 4-H업무를 맡은 이래 그 날은 내게 최고로 흥분된 날이었다. 

4-H업무 맡은 이래 최고의 경사

농촌을 지키려는 젊은이가 차차 줄어들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영농4-H회원도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다. 연기군도 다른 지역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30세 이상이 된 몇 명도 어쩔 수 없이 회원 자격을 유지시키고 있는 상태에서 한번에 세 명이 가입하다니.
몇 년 전부터 회원 수가 30여명 밖에 되지 않아 영농4-H회원만으로는 행사를 진행할 수 없어 학생4-H회원 위주로 매년 진행해 오고 있다. 작은 행사는 물론이거니와 청소년의 달, 야영대회, 경진대회 등 규모가 큰 3대 행사에는 학생회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영농회원 수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금년에 들어서며 한국농업전문학교 졸업생과 입학 희망생이 대거 회원에 가입 등록하면서 회원이 40명을 넘어섰다. 지난 8월 31일에는 신규 영농4-H회원과 기존 회원들 간에 상견례를 나누고, 영농4-H회 월례회의를 개최하여 영농4-H회원들만의 단합대회를 계획하는 자리도 가졌다.

자진해 국화 수형 잡기해

다음날 영농4-H회원들이 센터 내에 있는 과제활동 하우스에서 대국을 유인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봄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늦가을 만개한 대국을 볼 수 있는데 담당자인 내가 4-H회 육성을 위해 한 노력이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를 되돌아보며 조금 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때늦은 후회가 들었다.
올바른 판단력과 합리적인 계획능력을 배양(智)하고, 진실된 심성과 겸손한 자세로 인격을 도야하고, 강인한 의지를 함양(德)하며, 근면·성실·인내로써 유용한 기술을 습득하여 이를 실천(勞)하고 확산시키며, 건강을 증진하여 능률을 향상시키고 가정과 지역사회에 즐거운 삶을 도모(體)한다는 4-H이념을 돌이켜 생각해 본다.
오늘 나는 농촌에 거주하면서 주말에 부모님의 농사일을 거들며 센터에서 근무하는 아가씨 두 명에게 4-H회 활동을 설명해 가입신청서를 받아 접수하고, 국화를 돌보기 위해 책상 밑 운동화에 손을 내민다.
 〈충남 연기군농업기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