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5 격주간 제775호>
[지도자 탐방] 4-H, 농업·농촌의 가치 일으키는 국민운동 되어야

원 철 희  지도자 (한국4-H본부 고문)

새해 들어 우리 농업의 희망을 찾기 위해 농업계의 원로인 원철희 고문(76·서울 서초구 방배1동)을 찾았다. 현재 3년째 상임고문으로 있는 법무법인 화평에서 만난 원 고문은 ‘생명산업인 농업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4-H가 농업·농촌의 가치를 일으키는 국민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4-H방향성을 제시했다.
농업은 인간 생활에 있어 불가결한 생명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농업과 농촌은 가난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생명산업의 가치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한 원 고문은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한 스위스를 예로 들었다. 스위스 농민들은 척박한 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세계적 강소농으로 발전을 시켰다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직업인들보다 당당하다고 한다. 그 교훈을 본받아 우리 농업을 지켜나가는 청년농업인4-H회원들이 농업이 천직이라는 생각으로 농업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할 것을 주문했다.
“우리나라 농업은 이제 막바지에 내몰렸다.”는 원 고문은 “역사는 반복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농업과 농촌의 중요성은 다시 인식될 것이고 그것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스위스의 농업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현실은 어렵지만, 그것을 지키는 무거운 짐을 누군가 져야하고, 거기서 새로운 창조의 역사를 만들어야 되기에 “4-H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농협이 그 불씨를 꺼뜨리지 않도록 지켜나가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아울러 “농업인은 국토와 식량을 담당하는 세력이기 때문에 국가와 국민이 국방을 튼튼히 하듯이 농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
원 고문은 “농촌이 갖고 있는 부존자원과 가치는 도시민의 정신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며 도시민들의 과거 생활공간이었고 추억의 고향인 농촌과 도시의 상생을 얘기했다. 두레마을 수련원을 예로 든 원 고문은 생명을 가꾸는 농업에서 흘리는 땀을 통해 정신적 치유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원 고문은 국회의원 시절에 농촌의 고향집을 물려받은 도시민은 1가구 2주택에서 제외하는 법을 만들기도 했다. 주 5일제가 되면서 농촌이 도시민들의 쉼터가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부작용을 우려해 극히 제한적으로 법이 적용돼 큰 실효성을 거두지는 못했다. 원 고문은 농협이 산림조합 등과 함께 농촌의 친환경적인 주택사업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했다. 1층은 농업인이, 2층은 도시민이 함께하는 주거공간은 도시의 젊은이들이 찾는 농촌이 될 수 있고, 그에 따른 서비스 등 부가산업도 생겨난다는 것이다.
충남 아산이 고향인 원철희 고문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수협중앙회와 농림축산식품부, 농협중앙회에서 근무하며,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한 외길을 걸어왔다. 특히 농협중앙회에서는 비서실장, 새마을지도부장, 총무부장, 충남도본부장, 상임이사 등을 거쳐 청와대 대통령비서관 그리고 농협중앙회장을 연임했다. 1983년부터 1986년까지 최장수 새마을지도부장을 지냈는데, 농업인을 위한 농협으로 지도사업을 활성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4-H후원회(현재 한국4-H본부) 사무총장을 겸직하며 4-H회원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원 고문은 지금도 4-H와 농업경영인은 농협이 육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4-H본부가 농협에서 새마을운동중앙본부로 간 것이나 4-H회원 육성을 정부부처에서 담당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4-H회원과 농업경영인 육성은 농업에 있어서 퇴비와 같은 것이고, 이들이 농협의 후계세대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농협이 당연히 4-H를 키우고 후원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농업인을 위한 농협으로서 거듭나지 못한 데 대해서도 많은 고언을 했다. 농협은 정부 국영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아니며 농협 스스로가 긍지와 보람을 갖고 본분인 농촌·농업의 회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원 고문은 자신이 4-H후원회 사무총장으로 있으면서 회원들에게 독농가로 성공하고 지역 농협을 농민 중심의 농협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당부했는데 경북 김천의 이기양 조합장 등이 그 일을 잘해나가고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원 고문은 지금도 농식품유통연구원 이사장, 한국농어촌공사 정책고문을 비롯해 농업관련 단체와 기관의 고문으로 농업과 농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의 철학과 경륜이 우리 농업과 농촌뿐만 아니라 국가발전에 큰 희망의 빛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조두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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