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인재, 거피취차(去彼取此)하라
-‘저것’을 넘어 ‘이것’의 가치 재발견-
김 혜 정 지도교사 (신안 안좌고등학교4-H회)
바야흐로 창조경제의 시대다. 창조경제란 ‘국민 개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IT를 접목하고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촉진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창조경제에서 국가의 핵심 역량은 결국 창의적 생각을 지닌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창의적 인재에 대해 논한다고 할 때 가장 많은 이에게 떠오르는 사람 있다면 스티브 잡스일 것이다. 그가 창의적 인재의 모델이 되었던 것은 IT업계의 거장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에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되기까지의 그의 남과 다른 생각, 즉 보편을 벗어난 다름에 있다.
그는 늘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 기술과 사람에 대한 이해에 기반하라는 그의 인문학적 관념은 아직도 우리 뇌리에 남아 있다.
그가 인류에게 남기고 간 인문학은 무엇이며, 창의적 인재는 또 어떤 사람이며, 창조적 지식은 어떤 지식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에 대한 답을 최진석 교수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의 제목부터가 신선하다. 최진석 교수는 인문(人文)을 ‘인간의 무늬’, ‘인간의 결’이라고 하고, 상상력은 인간이 움직이는 동선의 방향이 어디로 움직일지 꿈꿔 보는 능력, 즉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진석 교수의 정의에 따르면, 상상력이란 인간이 움직이는 동선의 방향이 어디로 움직일지 꿈꿔 보는 능력이다. 그리고 창의성이란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방향이 어디로 갈지 꿈꿔 보고 또 꿈꿔 보다가 그 나아가는 방향 바로 앞에 점을 찍고 우뚝 서 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상상력과 창의성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인문의 향기를 피하면 안 된다. 상상력과 창의성을 최대의 핵심 문제로 생각하는 기업에서 인문학을 필요로 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인문적 통찰의 힘, 그것은 바로 생존의 무기다.
그는 책 속에서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강조한다. 노자는 특정한 이념을 정해 놓고, 그것을 보편적 기준으로 사용하는 일은 사회를 구분하고 억압할 수 있기에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래서 가치론적 기준을 보편적인 틀로 사용하지 말고, 개별자들의 자발적 생명력이 마음껏 발휘되게 할 것을 권한다. 그의 이런 생각을 ‘거피취차(去彼取此)’에 표현해 냈다.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라’는 말인데, 멀리 있는 가치론적인 이념과 결별하고 바로 여기 있는 구체적인 개별자들의 자발적 생명력에 주목하라는 말이다.
작가는 노자의 보편과 특정한 이념의 지배에서 벗어난 자발적 생명력을 강조한다. ‘바람직함’보다는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하고, ‘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좋은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나 조직이 보편적 틀을 수행해야 하는 엄숙주의가 지배하는 한, 생동감이나 자발적 창의성은 고갈돼 조직 자체가 경색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또 한 사람 장자다. 장자는 지식을 하나의 고정된 관점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되며 항시 상황에 따라 지식이 변용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며, 항시 변화하는 ‘동사’적인 실체로 받아들일 때 지식은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지식을 변하지 않는 실체를 가진 절대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식에서 미래사회의 핵심 능력이라 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력이 싹틀 수는 없을 것이다.
그의 책을 통해서 이 시대 진정한 인재상은 어떤 모습이며 창의적 아이디어는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거피취차 하자. 창의적 인간이 되기 위해 자신의 욕망에 집중하며 ‘우리’로 살기를 원하는 사회에서 ‘나’로 살기 위해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이 책을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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