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5 격주간 제636호>
4-H로 되찾은 마음의 고향
4-H교사 이·야·기 - 박 효 필 -

‘넓은 벌판 동쪽 끝으로~’ 향수라는 노래의 첫 가사다. 농촌, 시골…. 우리들에게 얼마나 소박한 사랑과 즐거움을 그리고 아련한 추억을 주는 단어인지 모른다.
나 또한 지금 교사로 있는 주엽공업고등학교가 있는 일산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중학교까지 공부한 나의 고향을 사랑한다. 지금은 신도시로 개발되어 옛 모습은 없지만 그래도 내가 밟고 다니는 땅은 옛날 그대로라는 생각에 가슴 뿌듯하다. 그 옛날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봄과 가을의 농번기 방학 때 아버지를 따라 논에서 모심고 김매고, 가을에는 낫으로 벼를 베고 베어낸 볏단을 말리며 지내던 생각이 난다. 그때에는 너무 힘들어 도망가고 싶은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아련한 좋은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내 마음에 다가옴을 느낀다.
이런 농촌이 서울교육청에서 교사가 된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멀어져갔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고향이 그리워졌고 또 고향에서 교사로 봉사하고픈 마음에 도간교류신청을 하여 주엽공고의 교사로 오게 되었다. 서양음악을 전공하여 우리 국악과는 인연이 없던 내가 학교 동아리 풍물반을 맡게 되어 우리 음악을 접하게 되고 4-H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올해 처음으로 그것도 난생 처음으로 풍물반을 지도하며 여러 가지 부족함을 느끼지만, 경험이 많은 이웃학교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하며 조금씩 4-H의 활동에 눈을 뜨는 중이다.
나는 풍물을 통하여 우리의 전통 문화를 자랑스러워하는 학생들이 되기를 바라며 또 두레(농악)를 통해 협력하여 농사를 지어왔던 선조들의 지혜와 협동정신을 가르치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농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체험함으로써 농촌 사랑의 정신을 가르치려고 생각한다. 땅의 소중함과 정직한 먹을거리의 소중함 또한 가르치려고 한다. 아직 부족함이 많아 여러 가지 활동을 추진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우리 학생들에게 농촌 사랑의 마음과 땀 흘리며 일하여 거둬들이는 열매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여러 방면으로 교육하려고 한다. 아니 같이 느끼며 배워 가려고 한다.
올해는 사랑의 도시락 나눔의 실천과 그분들을 위한 풍물 공연 등 봉사활동을 하였다. 또 지역 4-H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시켜 4-H활동의 다각적인 모습을 보게 함으로써 4-H사랑을 배워 가도록 하였다. 처음에 이런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귀찮아하던 회원들도 차츰차츰 우리 것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무엇보다도 농촌에서 태어나고 농촌에서 자라난 내 자신이 식었던 농촌 사랑에 눈을 뜨게 된 것이 큰 보람이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올해 목표는 회원의 정비와 바른 정신을 갖기 위한 정신교육, 그리고 수준 높은 풍물연주를 위한 연습에 두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그야말로 4-H정신에 어긋남 없는 정신으로 농촌을 사랑하고 우리의 것을 사랑하는 참 한국인으로 부족함 없는 인격으로 태어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경기 일산 주엽공고4-H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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