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5 격주간 제769호>
[이 달의 시] 긍정적인 밥
시를 써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시인은 아마도 우리나라에 없을 것이다. 잡지에 시를 발표해 봐야 원고료가 아예 없거나 헐값이고, 시집은 거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는 가난한 시인의 넋두리처럼 들리지만 세상을 향한 시인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시인은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너무 박하다 싶다가도/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라고 고백한다.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시인은 무력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들도 살아가기 위해서 밥벌이를 해야 하지만, 불면의 밤을 보내며 쓴 시는 겨우 쌀 두 말 값에 불과하다. 그래도 그들은 그게 어디냐며 ‘긍정적인 밥’을 구한다. 시인의 그런 소박한 마음이 결국 이 물질 만능의 시대에 시를 쓰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신현배 / 아동문학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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