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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물은 장미를 닮은 어린 싹, 붉은 단풍, 짙은 분홍색의 꽃이 예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름도 제대로 없이 길러지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
봄의 어린 싹은 장미를 닮았고, 가을에는 붉은 단풍과 짙은 분홍색의 꽃이 예뻐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식물이 이름도 제대로 없이 유통되고 길러지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런 안타까움의 주인공은 세잎꿩의비름, 방울꽃, 불로초, 세잎돌나물로 불리는 식물로 학명도 여러 가지다.
인터넷에서는 ‘히로테레피움 시에볼디 바리에가톰’이라 불리고 유명한 산야초 안내서에는 ‘세덤 시에볼디 스윗’으로 불리고 있어 도대체 어느 것이 제대로 된 이름인지 알 수가 없다.
필자가 고심 끝에 일본에서 발간된 ‘세계의 다육식물 도감’을 입수해 살핀 결과 일본에서는 ‘월중미세하야’로 불리고 학명은 ‘Hylotephium Sieboldii Etstyu’임을 알게 되었다. 참고로 이 도감은 2500종이 수록된 책이다. 오래전 일본에서 수입될 당시 세잎돌나물로 불렀다고 하니 이 이름이 우리 이름으로 적합하지 않을까 제안해 본다.
이 꽃은 다육식물의 하나로 숙근성이다. 둥글거나 부채꼴의 작은 잎이 줄기의 마디마다 세 장씩 둥글게 배열된다. 잎가에는 약간의 주름이 잡히며 흰 가루를 쓰고 있어 은녹색으로 보인다. 줄기는 늘어지는 경향이 있고 가을에 연분홍빛의 작은 꽃이 뭉쳐 핀다.
◇ 자생지와 분포
일본의 여러 섬들에서 자생하는 것들이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전국에 널리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특산식물로 보호식물인 둥근잎꿩의비름과 전국 산지에 자생하는, 그러나 드물게 보이는 진짜 세잎꿩의비름과 같은 돌나물과다.
◇ 재배와 번식
생명력이 강해 흙은 별로 가리지 않는다. 화분에 기를 때는 산모래(마사토)에 부엽토를 약간 배합해 쓴다.
습기가 많으면 잘 무른다. 흙이 완전히 마른 후 물을 준다. 햇빛이 부족하면 웃자라므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어, 봄에는 햇빛을 많이 받게 하고 다른 때는 아침햇빛이 잘 드는 밝은 그늘에 둔다.
자라는 대로 그대로 두면 꽃이 한줄기에 한 송이만 피나 늦은 봄에 가지 끝을 잘라주면 싹이 나와 2~3송이가 같이 핀다. 번식은 포기나누기(봄, 가을)와 씨뿌리기(바로 또는 다음 봄), 꺾꽂이(6월), 잎꽂이(수시로)가 모두 가능하다.
◇ 이 용
돌붙임(석부작)으로 기르면 매우 아름답다. 돌붙임의 경우 극도로 말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뿌리가 있는 곳에 이끼를 덮어주면 좋다. 같은 과(科)인 둥근잎꿩의비름은 어릴 때 식용하며, 꿩의비름은 민간에서 종기나 땀띠가 났을 때 잎을 불에 쪼여 잘 비벼서 환부에 붙이면 좋다고 한다.
〈김창환 / 전 한국4-H본부 국장, 뫼빛뜨락의 들꽃농장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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