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 - 강선태(한국4-H본부 교육훈련부장) -
가을은 오곡이 풍성하여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짐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익어가고 수확하는 것뿐이다. 자연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 그리고 구리 빛 농부의 땀방울이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우리 4-H회도 매년 가을이 되면 1년을 마무리하는 4-H과제활동 경진대회를 갖는다. 격년제로 치르는 지방경진대회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질적인 면에서 알찬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모든 회원과 지도자가 배전의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매년 경진대회를 마치면 경진대회에 대한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이야기의 결론은 ‘이젠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이지만 매년 이 이야기는 반복되기만 한다.
4-H회 과제활동은 회원들이 직접 체험하고 관찰하며 체득한 내용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과제경진 또한 기능중심의 단순 비교경진이 되어서는 안 되며 과제활동 지도도 단순 기능전수에 그쳐서는 더욱이 안 될 것이다.
4-H과제활동은 인간의 오감을 통하여 체득하고 판단하고 관찰한 내용이 우리의 실생활에 응용되고 우리의 생활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또한 4-H회원들에게는 과제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실천동기를 부여하고 과제활동을 체계화 시켜주는 일이 필요하다.
그간 지도기관을 중심으로 과제활동 지도에 대한 많은 모델과 개념이 개발되고 체계화 되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일선에서 실시되고 있는 과제활동의 상당부문이 일부 분야에 치우쳐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와 함께 많은 지도자들이 4-H과제활동 분야는 이러이러한 것들 뿐이라고 알고 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강조컨대 4-H과제활동의 영역은 일상생활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4-H과제활동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내용도 심화시켜가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많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4-H활동도 대국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청소년 육성사업의 일환이다. 많은 기관과 단체에서 청소년 육성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 기관과 단체의 육성사업 특성에 맞추어 지도 육성되고 있는 것이다.
4-H과제활동 지도의 목적도 4-H지도이념에 따라 지역과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훌륭한 청소년을 육성하자는 데에 있고, 그 활동은 여러 국가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여러 가지 여건의 변화에 따라 4-H지도 활동이 위축되어 온 것은 사실이나 단체나 지도기관의 특성에 맞게 청소년 지도 육성사업이 더욱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한국 4-H운동은 내년이면 60주년을 맞이한다. 동양에서 60주년은 갑이 돌아왔다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간 한국의 4-H운동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도기관과 자원지도자들의 열성과 노고에 의하여 많은 발전을 하였다. 그러나 연령층이 다양하여 회원의 주류를 이루는 학생4-H회원들만의 장이 별도로 마련되기 어려웠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한국4-H본부는 오는 11월 학생4-H회원을 중심으로 과제활동 발표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험도 일천하고 열악한 여건에서 여러 가지 고충이 따르리라 생각되지만 거기에는 커다란 의미와 의지가 읽혀진다.
누가 하든 영역에 큰 의미는 부여하지 말자. 다만 본 발표대회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지도기관, 지도자가 하나가 되어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고, 이 대회를 통하여 4-H운동이 60년 4-H운동사에서 진일보, 등일단 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충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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