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1 격주간 제764호>
[우리꽃 세상] 옛 정취 되새기게 하는 열매 - 하늘타리 -
‘변치 않는 귀여움’이 꽃말인 하늘타리는 중부 이남의 마을주변과 들에 나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타이완, 중국, 몽골, 일본에도 분포한다.

어린 시절 초가의 처마나 집 귀퉁이에 매달아 놓은 하늘타리 열매는,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옛 정취를 논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열매이자 풍경이었다. 약재로 쓰기 위함도 있었지만 액운을 막아준다는 속설의 산물이었기 때문이다.

◇ 자생지와 분포

약용식물이자 식용식물이기도 한 하늘타리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과루등(瓜樓藤), 하늘수박, 천선지루라고도 부른다. 박과(科)인 이 하늘타리의 잎은 단풍잎처럼 5~7개로 갈라지고 표면에 짧은 털이 있으며 서로 어긋나게 달린다. 줄기는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에 감으면서 위로 올라간다. 뿌리는 고구마같이 굵어지며 오래되면 마 뿌리같이 길고 굵은 모양을 나타낸다.
꽃은 7~8월에 밤을 이용해 피지만, 봉오리 때 연한 녹색을 나타내고, 활짝 피면 흰색의 수염 같은 꽃잎이 산신령을 떠오르게 한다. 암수가 따로 달리고 꽃줄기는 수꽃이 약 15㎝, 암꽃이 3㎝정도로 끝에 1개의 꽃이 달리며, 꽃잎은 5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10월경에 지름이 7~10㎝정도로 둥글게 달리고 오렌지색 또는 누런색으로 익으며 다갈색의 씨가 많이 들어 있다. 잎갈래 조각에 톱니가 없고 열매가 타원형인 노랑하늘타리가 있는데 주로 일본에 분포한다.
‘변치 않는 귀여움’이 꽃말인 하늘타리는 중부 이남의 마을주변과 들에 난다. 햇볕을 좋아하므로 양지바른 집 주위나 산기슭에서 다른 식물을 타고 커 나간다. 전북 부안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타이완, 중국, 몽골, 일본에도 분포한다.

◇ 재배와 번식

물 빠짐이 좋고 햇볕이 잘 드는 화단에 심으면 달밤의 꽃과 가을의 농염한 열매를 즐길 수 있다. 열매를 주로 관상하는데 덕을 만들어 기르면 운치도 있고 시원한 그늘도 기대할 수 있다. 이때 철사나 엮은 나무로 덩굴이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필수다.
화분에 심을 경우 뿌리가 길고 굵은 점을 감안해 길고 약간 큰 것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물 빠짐이 좋은 흙이면 어느 흙도 좋으나 마사토에 부엽토를 4:6 정도로 혼합해 심는다. 뿌리와 열매를 수확하려면 거름을 넉넉히 주면 좋겠다. 번식은 씨를 받은 즉시 뿌리거나 냉장보관 후 봄에 뿌린다. 가을에 포기나누기를 한다.

◇ 이 용

한방에서는 뿌리를 왕과근(王瓜根), 열매를 토과실(土瓜實), 종자를 토과인(土瓜仁)이라고 하며 뿌리는 통경, 이뇨, 배농에 쓰고 과육은 민간에서 화상과 동상에 쓴다. 종자는 거담, 진해, 진통에 쓰거나 소염제로 쓴다. 뿌리에서 얻은 녹말(천화분:天花粉)은 식용이나 약용으로 쓴다. 동의보감에는 전초가 소갈병(당뇨병)에 으뜸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김창환 / 전 한국4-H본부 국장, 뫼빛뜨락의 들꽃농장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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