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1 격주간 제647호>
4-H전문지도자 초청 간담회(1)

“4-H 지도 경험 살려 지역4-H활성화에 참여하자”

과거 4-H활동 현장에서 회원들을 지도했던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모였다. 4-H의 중흥기에 일선 현장을 누볐던 전직 농촌지도기관 4-H담당자 및 중앙단위에서 활동한 지도자 12명은 지난달 9일 한국4-H본부 5층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침체된 4-H의 재도약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내놓았다. 이양재 한국4-H본부 자문위원이 “과거의 열정과 쌓였던 노하우를 다시 한 번 불태워 겨우 불씨만 남은 4-H를 되살려내자”는 취지의 인사말과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제기된 내용을 4-H운동 추진에 참고가 되도록 요약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김준기 회장 = 이번 회의는 이상하 교수의 제안으로 갖게 되었으며, 4-H선배와 지도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마음으로 한국4-H운동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4-H본부는 그야말로 4-H인에 의한 4-H인의 4-H운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청소년사회교육운동체로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기위한 몸부림이 시작 ?다. 본부에서도 현장 중심의 4-H운동 전개 방침에 따라 조직시스템을 운동체로 전환하였고, 직원별로 지역을 담당해 지역4-H활성화를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이뤄진 지역4-H조직 활성화 방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현장에 접목시켜 실천해나갈 계획이다. 현장의 문제는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이 가장 잘 알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나 방향 제시도 이 분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과거4H에 대한 깊은 애착과 열정을 갖고 발로 뛴 분들과 함께 4-H운동 중흥의 계기가 만들어 지기를 기대 해 본다.

축적한 노하우 활용할 시점

◇이상하 전 한농전교수부장 = 4-H활동에서 과제지도(활동)는 절실히 필요하다. 4-H이념은 지육(智育), 덕육(德育), 기육(技育), 체육(體育)을 통해 균형 잡힌 인간을 추구하는 전인교육을 목적으로 하는데, 그 중심에는 과제활동이 있다. 자신의 적성을 스스로 탐구·개발하는 활동이 과제활동이며, 선택한 과제를 스스로의 계획에 따라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 ‘좋은 것을 더욱 좋게’하는 4-H금언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과거 4-H활동을 경험한 회원 출신과 농촌지도사업에 종사했던 인사들이 그간에 축적한 청소년 육성의 노하우를 사장시키지 말고 자원지도자 활동을 통해 재 활용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원지도자 명단을 자료 화 해서 일선 지도기관과 학교에 배부하여 활용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다. 아울러 4-H전문지도자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 지원과 지도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분위기도 필요하다.
◇강건주 전 4-H전문지도자 = 과거 농촌지도사업은 지역에서 4-H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지원해서 이들을 지역 발전을 위한 자원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도기관과 4-H본부를 식당에, 회원들을 고객에 비유한다면 고객이 현저하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묘안을 찾아야 하는데, 우선 재원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자원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 재원 마련을 위한 인적 자원을 확보해야 하고, 라디오나 신문 등을 통해 4-H운동을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아울러 4-H본부는 4-H전문가를 확보하여 전문전도사 역할을 하게 하고 중앙 차원에서 지원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학교4-H 위한 원로지도자 필요

◇박진규 한국4-H지도교사협의회 고문 = 1998년 교사협의회가 결성된 이래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고등학교4-H회의 경우 실업계에 치중되어 있어 학생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4-H활동의 질이 저하되고, 공립학교인 경우 지도교사의 전근으로 인해 4-H활동의 공백기가 생기거나 조직 자체가 와해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또한 학교4-H활성화에 관심을 갖는 원로 지도자들의 지도와 지원이 절실히 요청된다.
지도기관의 4-H담당 인력이 점차 축소되고, 다른 업무까지 맡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학교4-H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도교사들이 전체적으로 모일 수 있는 자리를 일 년에 두 번이라도 도기술원에서 마련해주어 토론의 장을 열어줘야 한다. 4-H는 영농후계인력 양성만이 목적이 아니라 농심을 함양하고 농업을 이해하는 지지층을 넓혀가는 것도 중요하다.

자립 위한 기금확보 중요

◇이용선 전 대학4-H연구회연합회 2대 회장 = 1963년 대학4-H연구회연합회가 조직됐는데,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4-H회가 활성화되면 자연히 대학4-H회도 활성화 될 것이다. 스카우트연맹, 청소년연맹 등 타청소년단체와 외국의 4-H운동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4-H의 방향은 영농교육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인교육, 민주시민운동교육으로 나가야된다. 4-H운동의 민간화를 추진하려면 국고보조금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 한국4-H본부 산하 재단법인을 설립하고, 기금을 확보해야 한다. 각 지역에서 핵심적인 4-H활동을 했던 전문가들로 ‘지도위원회’를 구성해 자문을 구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김정기 전 경북농업기술원 기술보급국장 = 도후원회의 사무국 운영은 경북과 경남을 제외하고는 사무국장 없이 간사만 두고 있어 행정처리 등 농업기술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4-H업무를 담당하면서 보아온 바로는 4-H선배는 있는데 4-H자원지도자는 없다는 것이 현장 실정이다. 중앙 본부에서 도본부(후원회)에 일부 인건비 지원이 필요하다. 후원회에서 본부로 명칭을 변경하는 문제는 지도기관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므로 애로사항이 많다. 따라서 시군단위까지 본부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정우 전 서귀포시농업기술센터 인력육성계장 = 회원회비제를 통해 4-H회원들에게 소속감과 참가 의욕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으며, 기본에 충실하여 4-H이념교육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는 교육을 해야 한다.
◇김상인 전 전남농업기술원 청소년계장 = 4-H의 활성화는 우선 학교4-H를 활성화하는데서 찾아야 한다. 영농4-H는 면 또는 시군단위에서 육성하고, 학교4-H는 여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유재웅 전 청원군농업기술센터 소장 = 4-H활성화 방안은 오래전부터 연구와 논의가 되었던 의제지만, 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못한 이유는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도 육성할 대상이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4-H회원과 지도자 모두가 나서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가 지도자 양성을 얼마나 어떻게 해 왔는지를 돌이켜 반성해야 하며, 4-H본부는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갖춘 지도자를 발굴 육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정서과제 적극 권장 바람직

◇한기덕 전 인제군농업기술센터 소장 = 농촌청소년과 지도자가 부족하고 지도기관 지도사의 전문성이 미흡한 상황에서 질적인 정예화를 추구해야 한다. 초·중·고등학교를 연계한 전인교육이 중요하며 특히, 정서과제를 적극 권장해 아름다운 사람을 육성하는 것이 지덕노체 이념을 살리는 길이다. 회원들에 대한 동기부여가 매우 중요하다. 소속감을 갖고 회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자긍심을 심어줘야 한다. 학생4-H회원에게는 과제활동 그 자체보다도 밑바탕에 깔린 4-H이념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영농회원에겐 유통판매망 구축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
시군별로 단 몇 명이라도 자원지도자를 육성하고, 지도사와 지도교사에 대한 4-H이념 전문지식교육도 병행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4-H가 민간화되어야 하지만, 성급히 민간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환기이니만큼 지도기관과 손발을 맞춰나가면서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박태원 전 남원시농업기술센터 소장 = 시대의 변화에 맞게 4-H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 후원회, 연맹 등 4-H단체가 협력해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 지역4-H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우무웅 전 경북농업교육관 관장 = 회원들의 눈높이에 맞춘 4-H운동을 펼쳐야 하며, 4-H는 활동이 아니고 운동이다. 4-H출신들의 모임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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