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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5 격주간 제76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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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맛보는 착한 음식] 시원하게 건강을 지켜주는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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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한 개에는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 대부분이 들어 있어 피로가 느껴질 때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찾기 보다는 오이를 먹는 것이 더 좋다. |
연일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다. 숨이 막히는 더위다. 이렇게 더운 여름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 여름 내내 도시락반찬으로 오이무침을 싸오던 친구다. 새콤달콤매콤하게 맛을 내서 무친 오이무침은 정말 맛있어서 친구들 사이의 인기 메뉴였다. 지금도 가끔씩 그 맛이 그리워지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맛을 내서 무쳐 봐도 그때 친구들과 둘러 앉아 깔깔거리며 먹던 그 오이무침 맛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어찌 생각하면 채워지지 않는 1%는 그리움의 맛인지 모르겠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는 오이만큼 좋은 식품도 없다.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진 오이는 땀이나 소변 등으로 배출된 체액을 보충하면서 불필요한 수분이나 염분은 배출하고 체내의 열을 방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 오이 한 개에는 비타민 B1, B2, B3, B5, B6, 엽산, 비타민C, 칼륨, 칼슘, 철분, 마그네슘, 아연 등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 대부분이 들어 있다. 때문에 피로가 느껴질 때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찾기 보다는 오이 하나를 먹는 것이 더 좋다.
오이는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오이는 100g당 9kcal로 마이너스 칼로리 식품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먹은 음식이 지닌 칼로리보다 소화시키느라 소비되는 칼로리가 더 높다는 말이니 다이어트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이렇게 좋은 오이,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오이무침, 오이소박이, 오이냉국, 오이장아찌, 오이지 등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는데, 필자가 즐겨 먹는 오이 요리는 ‘오이깍뚝’이다. 오이를 세로로 4등분 한 후 1.5cm 크기로 깍뚝 썰어서 약간의 소금을 뿌려 절인다. 멸치액젓에 고춧가루, 약간의 다진 마늘과 깨소금을 넣어서 양념을 만든 후 잠시 숙성시킨다. 오이는 30분 정도 절이면 되는데, 알맞게 절여지면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그리고 만들어둔 양념에 버무려내면 완성이다. 이 ‘오이깍뚝’은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며칠 두고 먹어도 맛있다.
그리고 또 추천하고 싶은 오이 요리는 ‘오이비빔국수’다. 오이를 반으로 잘라 채칼로 가늘고 길게 채 썬다. 채 썬 소고기와 표고버섯에 갖은 양념을 한 후 뜨거운 팬에서 재빨리 볶는다. 국수양념은 간장과 참기름, 깨소금, 송송 썬 실파, 송송 썬 양송이, 다진 마늘을 넣어 만든다. 맨 마지막으로 국수를 삶아 찬물에 재빨리 비벼 씻는다. 마지막으로 헹굴 때, 가늘게 채 썬 오이를 넣고 섞어가며 헹군다. 사리를 지어 건진 국수에 볶은 소고기와 국수양념을 넣고 비벼 그릇에 담는다. 마름모로 썬 달걀지단을 올려 정성을 더한다. 이 음식은 필자가 어느 댁 손님으로 갔을 때 대접받은 음식인데, 지금은 필자의 집에 온 손님을 대접할 때 내놓곤 한다.
글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여름만두 ‘규아상’이 떠오른다. 만두소로 오이와 소고기, 표고버섯을 볶아 넣어 만드는 만두인데. 아작아작 씹히는 볶은 오이의 식감이 잊혀지지 않는 별미다.
여름은 오이의 계절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오이는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눈에 보이듯 쑥쑥 자랄 것이다. 뜨거운 생명의 힘을 지닌 오이를 드시고 여름 내내 건강하시길 빈다.
<정진아 / 시인,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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