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01 격주간 제756호>
[우리꽃 세상] 신부가 쓴 예쁜 족두리 같다는 - 족도리풀 -
땅에 붙어 있는 꽃은 수정시 바닥에 기어다니는 곤충들의 도움을 받기에 용이하다.

벌과 나비 또는 바람을 이용해 자손을 퍼뜨리고 종족을 이어가는 식물세계의 보편적인 형태를 벗어난 꽃이 있다. 더구나 이 꽃은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개미나 그외 곤충의 도움으로 수정을 하고 있어 머리를 갸우뚱 하게 한다. 바로 이 꽃이 신부가 쓴 예쁜 족두리를 닮아 이름이 붙여진 족도리풀이다.
다른 풀들에 비해 유난히 작은 꽃대 때문에 아름다운 꽃이 마치 땅에 붙어 있는 것 같이 보여,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지만 이것에는 심오한 생존철학이 담겨 있다. 바로 땅에서 기어 다니는 곤충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수정을 위해.
쥐방울덩굴과의 여러해살이 약용식물인 족도리풀은 키가 15~20㎝이고 잎의 폭은 5~10㎝이다. 잎은 줄기 끝에 2장을 내며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잔털이 많다. 줄기는 자줏빛을 띤다.
꽃은 처음에는 녹색에 가깝다가 점점 진한 자주빛으로 변한다. 끝이 3갈래로 갈라지고 잎의 밑에서 핀다. 열매는 8~9월에 두툼하고 둥글게 달린다. 유사종으로 뿔족도리풀과 개족도리풀이 있는데 잎에 무늬가 있는 것이 개족도리풀로 제주와 남부지방에 주로 분포한다.

◇ 자생지와 분포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한다. 전국의 산야에서 자라며 반그늘 또는 양지의 비옥한 토양을 좋아한다. 우리나라 중부인 포천지방에서 이 꽃에 대한 전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지역이 주 분포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필자가 사는 경기도 광주 일대에서도 흔하게 볼 수가 있다.

◇ 재배와 번식

가정의 화단이나 정원에 심을 때는 반그늘 지는 곳에 거름을 충분히 주고 심는다. 꽃을 보기 위해서는 쉽게 보이는 곳에 심어야 한다. 화분에 심을 경우 산모래(마사토)와 부엽토를 5:4 정도로 혼합해 심으면 잎도 충실하고 건강한 꽃을 볼 수가 있다. 화분에 심을 때는 되도록 뿌리를 올려 심어야 꽃을 쉽게 감상할 수가 있다.
번식은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분갈이 겸해서 포기나누기를 한다. 씨로 번식할 경우 9월경에 받은 씨를 바로 땅에 심으면 다음 봄에 싹이 튼다. 발아율이 매우 양호한 것을 목격했다. 처음 심어서는 반그늘에서 관리를 하다가 꽃이 필 무렵 양지쪽으로 옮겨 관리를 한다.

◇ 이 용

약용식물로 생약명이 세신이다. 뿌리가 가늘고(細) 몹시 매운(辛)맛을 띠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발한, 거담, 진통, 진해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민간에서는 달인물을 머금거나 마실 경우 치통이나 기관지염, 두통을 동반하는 감기에 효능이 있다고 하여 자주 활용됐다.
〈김창환 / 전 한국4-H본부 국장, 뫼빛뜨락의 들꽃농장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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