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01 월간 제753호>
[시네마&비디오] 7번방의 선물
세상 모든 눈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영화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작위적인 설정들을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하나씩 넘겨가면서 눈물을 쏟아내게 만든다.
누구나 울고 싶을 때가 있고, 눈물은 사람을 후련하게 한다. ‘7번방의 선물’은 가족, 웃음, 눈물로 만들어진 영화다. 우리나라 영화의 흥행공식 중에 앞에 언급된 세 단어는 빠질 수 없는 소재다. ‘7번방의 선물’은 6살 지능의 아빠 ‘용구’와 똑똑한 딸 ‘예승’이 만들어낸 가족 영화이며, 코미디 영화이며, 최루성 멜로 영화다.
사회 보조금과 주차장에서 받는 돈으로 ‘예승’을 키우며 살아가는 ‘용구’는 딸 ‘예승’이 때문에 행복하다. 6살 지능을 가진 ‘용구’는 오직 딸만을 위해서 사는 천사다. 아직 세상의 선도 악도 구분하지 못하는 ‘용구’는 아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감방에 들어간다. 그리고 7번 감방에서 다른 흉악범들을 만난다. ‘용구’의 딸 ‘예승’에 대한 사랑이 결국 7번방의 흉악범들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7번방의 흉악범들은 ‘용구’와 ‘예승’을 통해 새로운 가족과 사랑을 배운다.
‘7번방의 선물’은 작위적인 설정들이 폭탄처럼 널려 있다. 용구가 경찰청장의 딸의 죽음에 얽히고, 감옥에 ‘예승’이 들어와서 ‘용구’를 만나고, 감방 소장이 아이를 잃었기 때문에 ‘용구’를 용서할 수 없고, ‘예승’을 위해서 사형 선고를 받아들이는 ‘용구’까지 온몸을 오글거리게 만드는 설정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영화의 무리한 설정은 배우들의 연기로 넘어간다. 바로 ‘7번방의 선물’에는 주연 류승룡을 비롯하여,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조연들이 포진해 있다. 믿을 수 없는 우연과 작위들을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하나씩 넘겨가면서 눈물을 쏟아내게 만든다. 바로 그 배우들의 힘이 ‘7번방의 선물’이다.
특히 6살 지능의 류승룡의 연기는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눈물은 나의 이야기 혹은 주변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사실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져야만 가능한 문화적인 코드다. ‘7번방의 선물’은 바로 그 사실적인 느낌을 배우들의 연기로 훌륭하게 만들어냈다. 너무나 안타까운 우리의 옆집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말이다.
며칠 전 ‘7번방의 선물’은 천만 관객을 돌파하였다. 멜로 영화로는 유일한 천만 영화가 되었다. 천만 영화는 사회적 현상과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절대 만들어질 수 없는 스코어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이 시대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절실히 그리운 시대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스코어일 것이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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