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5 격주간 제646호>
<독자투고> 4-H활동 통해 많은 것 깨달아

최 승 로 (전남 옥과고4-H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사회적 약자들이 많은 사회입니다. 그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서 살아 갈 수 있게 하는 것은 모두 우리 의지에서 비롯되지만, 대부분 실천을 하지 않습니다. 저도 그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 4-H에 가입하면서 저의 모든 것이 바뀌었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저의 4-H 활동은 혼자사시는 노인을 돕는 것입니다. 처음 4-H에 들어와서 이 일을 맡아서 할 때는 ‘아, 내가 진짜 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자꾸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맡은 4-H의 역할은 솔직히 지루하고 하기 싫은 것이었습니다. 모든 친구들이 ‘너 진짜 힘든 일을 맡았구나’하고 저를 위로하듯이 말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아 지루하겠구나! ’생각하고 4-H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학기 초 봄이 되어서 처음으로 할머니께서 혼자 사시는 곳에 갔습니다. 가기 전에 4-H 선배님께서 노인을 방문하고 대화하는 요령, 또 집까지 알려 주었습니다. 할머니는 반갑게 맞이해 주시면서 ‘어이구, 왔니’하고 반겨주셨습니다. 그 고운 말씀에서 정이 느껴졌습니다. 여자 회원은 설거지와 빨래를, 남자 회원들은 안마를 해드리고 대화를 나누었으며 짐을 날랐습니다. 봉사활동을 끝내고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할머니는 저희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손을 흔드셨습니다. 따뜻한 정을 느끼고 앞으로 자주 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그래서 학교로 온 즉시 선생님께 봉사활동 시간이 아니어도 좋으니 주말에도 가도 되냐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머리를 만져 주시면서 “내가 너한테 그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네가 먼저 말해주니 참 고맙구나!” 하시면서 좋아하셨습니다.
매주 수요일은 정기적으로 가는 4-H활동이었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내 뜻대로 갔습니다.
방학 동안에 공부를 하느라 할머니를 찾아뵙는 횟수가 줄어들었습니다. 방학이 한 달이었지만 매주 한번밖에 못 찾아뵈었습니다. 할머니는 뭣 하러 오냐고 저를 혼내셨지만 그래도 반가우셨던지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개학하고 처음으로 토요일에 가서 할머니께 ‘이제 학교 다니니 많이 올 수 있겠네요’하고 기쁜 소식을 드렸습니다.
2학기에도 다른 친구 한 명과 같이 나는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나 면사무소에서 돈만 주고 관리하는 사람을 보내는 제도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람을 보내는 것은 좋지만 일만 하고 딱 가는 그런 사람들이 무슨 봉사 활동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는 저의 인생의 스승이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다닐 때 할머니께 받았던 충고와 조언은 아직까지도 새겨듣고 지냅니다.
이 사회가 원하는 것은 큰 도움이 아니라 작은 도움을 모아서 큰 도움으로 만드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4-H에서 배운 지덕노체의 이념과 내가 깨달은 것을 접목시키면 사회는 편안하고 모든 이가 행복하게 살아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4-H의 노력이 이 사회를 조금씩 바꾸면서 길을 인도할 것입니다. 그 길에 우리들이 길라잡이가 됩시다.
(◇이글은 전남4-H후원회가 개최한 백일장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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