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용 회장(전북4-H연합회）

변화를 추구하는 것만이 오랜 4-H의 숨결과 고귀한 정신을 지켜나갈 수 있는 우리의 자세라 생각한다. 60주년이 되는 올해는 모든 4-H회원들에게 무한한 보람과 영광,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
반세기 전 우리 4-H는 격동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변화하여 어려운 경제를 일으키는데 일등 공신이었다. 그 후로도 4-H정신을 이어받은 후배들이 지금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대들보 역할을 해오고 있다.
미래를 이끌어갈 지금의 우리 모습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60주년을 기점으로 과거의 영광에 취해 현재에 만족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현재에 안주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우리의 존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험한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그 정도로 내가 느끼는 4-H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이런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는 첫 걸음은 현재 우리의 위치를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인의식 없이 참여하는 행사, 서로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들, 자신의 이익만을 얻기 위한 참여로 행사의 근본적인 의미는 온데간데없이, 이념마저 땅에 떨어뜨리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 나는 생각한다. 이런 선배들의 모습을 후배들이 이어 받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나로서도 죄의식과 자책감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주인의식을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4-H를 우리가 소홀히 한다면 누가 우리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겠는가? 이념을 다시 가슴에 새기고 ‘나 하나쯤이 아닌, 나 하나라도’ 라는 마음을 가지고 4-H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어려운 농촌의 현실 속에서 기반을 다지기 위해 투자해야 할 시간을 쪼개어 행사에 참여하기란 참 어려운 일일 것이다. 4-H활동과 행사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농사일과 중복되는 것이 영농 4-H회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를 위해 준비된 행사들이기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의미를 찾으려는 각자의 의지가 필요할 때이다. 자의건 타의건 행사에 참여했을 때 배움을 얻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가 우리에겐 절실하게 필요하다.
4-H활동을 통하여 현실을 바라보는 안목과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를 배움과 동시에 이 어려운 시대를 함께 고민하고 위로할 동반자들이 4-H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이다. 숫자가 많다고 해서 훌륭한 단체라고 볼 수 없다. 작은 인원이라도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움직이고, 서로 배려하고, 적극적인 참여로 똘똘 뭉친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단체는 없을 것이다. 젊음을 무기로 네 잎 클로버 숭고한 정신과 4-H이념을 가슴에 새기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무상한 험난한 미래를 대처해 나간다면 우리의 앞날엔 60주년보다 더한 영광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