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11-01 월간 제749호> |
|
[우리꽃 세상] 문방오우로 대접해 선비들과 동고동락한 - 석창포 - |
|
석창포는 방안에서 키워도 새벽이면 구슬 같은 이슬이 잎 끝에 맺혀지는데 이 이슬을 눈에 넣으면 눈이 좋아진다고 한다. |
계절이 추워진 후에야(歲寒然後·세한연후) 진가를 발하는 식물이 있다. 바로 석창포(石菖蒲)가 그 식물이다. 찬바람이 불어도 변치 않는 소나무와 대나무를 꽃과 나무의 으뜸으로 여겼고, 국화에서 은일(隱逸)의 모습을, 매화와 난초는 높은 품격과 운치를 사랑하였으며 괴석과 연(蓮)에서 군자의 덕(德)을 취하였으나 석창포는 이러한 모든 풀과 나무의 덕성을 고루 갖추었다. 따라서 옛 선비들은 이 석창포를 붓, 벼루, 먹, 종이와 함께 문방오우(文房五友)로 대접하여 동고동락 하였다고 한다. 석창포에 관해서는 조선초기 우리나라 최초로 꽃가르는 방법을 기록한 책인 양화소록(강희안, 1417~1465)에 자세히 기록될 만큼 오래전부터 사랑을 받아 온 식물이다. 양화소록은 꽃기르기 외에 꽃의 품격과 시를 함께 기록하여 꽃기름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인격완성의 한 방편임을 알려주기도 한 책이다.
천남성과의 석창포는 숲 속의 계류가에 나는 상록성 다년생 풀이다. 딱딱하며 마디가 있는 줄기를 가지고 있는데, 줄기 밑에는 흰색의 뿌리가 자라고 줄기 끝에는 두 줄로 잎이 나는데 그 기부는 서로 겹치고 있다. 잎의 생김새는 좁은 칼 모양이고 길이는 10~15㎝이다. 잎에서는 신선한 향내가 일품이다.
◇ 자생지와 분포
제주도와 다도해의 여러 섬에 분포하며 주로 산지의 숲 속 계류가에 난다. 선조들은 석창포를 가늘고 짧게 키우려 노력해 벼루위에 키우는 것을 상품으로 쳤는데 현재에도 이런 노력은 쉼 없이 계속되고 있어 돌붙임을 한 후 수반에 기르기를 좋아하고 있다.
◇ 특성과 재배
흙에 심거나 수반에서 기르거나 화분에서 길러도 매우 잘 자란다. 화분에 심을 경우 가루를 뺀 산모래(마사토)에 잘게 썬 이끼를 20% 정도 섞어서 쓴다. 분은 작고 얕은 것이 식물과 잘 어울리며 밝은 그늘에서 물이 마르는 일이 없도록 관리해 준다. 2~3년 가꾸면 분하나 가득히 무성하므로 그 때 포기나누기를 하여 증식시킨다. 또한 연못이 있는 집은 연못가에 심어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이 용
본초강목에는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귀와 눈이 밝아지며 건망증에 걸리거나 미혹되지 않고, 수명을 연장시키고 심지가 더욱 굳건해 지고 늙지 않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방에서는 머리를 맑게 하고 위를 건강하게 한다는 총명탕 조제에 쓰인다고 한다.
방안에서 키우더라도 새벽이면 구슬 같은 이슬이 잎 끝에 맺혀지어 이 이슬을 눈에 넣으면 눈이 좋아진다고 하며 등잔이나 촛불의 그을음을 없애준다고 한다. 또 한방에서는 아홉 마디가 있는 줄기를 가진 것을 구절창포(九節菖蒲)라 하여 최고로 친다.
〈김창환 / 전 한국4-H본부 국장, 야생화 전문농장 운영〉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