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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비추는 잎도 아름답지만 화기도 길어 모아심기에 적합한 숙근성의 풀이다. |
오래전 뒷산에서 한포기 구한 산비비추가 세력을 확장해 커다란 군락을 이뤘다. 올해 같이 무더운 여름을 이기고도 아름답게 피어나 더욱 정이 가는 꽃이다. 산비비추는 잎도 아름답지만 꽃피는 기간(화기)도 길어 모아심기에 아주 적합한 숙근성의 풀이다. 잎은 계란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크고 윤기가 난다. 줄기는 없으며 흙 속에 묻혀 있는 짧고 굵은 뿌리줄기로부터 많은 잎이 자라나 무성하다.
잎 사이로 비스듬히 꽃자루가 자라나 여러 송이의 꽃이 같은 방향으로 기울어지면서 아래로부터 차례로 피어난다. 꽃의 생김새는 나팔모양이며 끝이 다섯 갈래로 갈라진다. 색은 연보라가 많고 흰색도 있다. 이삭비비추, 좀비비추, 참비비추, 한라비비추 등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흑산도비비추는 꽃도 예쁘고 피는 기간도 길어 사랑을 받는다. 미국인 베리 잉거씨가 가져가 개량해 잉거비비추로 세계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비비추 종류는 잎에 여러 가지 무늬가 잘 발생하여 무늬종을 선호하는 애호가들의 수집대상이 된다. 개화기는 7~9월이다.
◇ 자생지와 분포
외국에서는 비비추류를 총칭해 호스타(Hosta)라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셀 수 없이 많다. 더구나 교배종까지 합치면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산비비추는 남부와 중부지방에 분포한다. 산속의 습기가 많은 곳이나 계류가에서 자생한다. 번식력이 좋아 인가 부근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무늬종의 경우 수입종이 많아 우리 것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 재배와 번식
물만 잘 빠지면 어떤 흙을 써도 잘 자란다. 대략 산모래에 30%의 부엽토를 혼합하면 잘 크고 꽃도 예쁘게 피워준다. 햇볕이 강해질 무렵부터 반그늘로 옮겨 가꾸어야 한다. 거름을 좋아한다. 1년만 가꾸면 포기가 꽤 커지므로 갈아 심기를 겸해 포기나누기를 한다.
열매를 맺으면 씨뿌림 번식도 가능하나 우수한 개체를 증식할 때는 반드시 포기나누기로 한다. 흑산도비비추의 경우 실생번식이 매우 잘된다. 필자가 실험한 결과 실생의 경우도 우수한 형질을 보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이 용
연한 잎은 식용으로 한다. 약으로도 쓰는데 인삼의 약효성분인 사포닌이 들어있어 결핵이나 피부궤양에 이용했다고 한다. 관상화로 화단에 심거나 왕성한 번식력과 환경적응력을 고루 가춘 것을 이용해 거리의 조경이나 공원조경의 소재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김창환 / 전 한국4-H본부 국장, 야생화 전문농장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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