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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1 월간 제74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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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비디오] 다크나이트라이즈 |
새로운 악당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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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판타지 세계 속에 살던 ‘배트맨’과 ‘조커’를 ‘다크나이트’를 통해 느와르 영화 속에 주인공과 악당으로 표현했다. |
여름과 함께 찾아오는 헐리웃 블록버스터, 올해의 대표작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다크나이트라이즈’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꿈과 꿈속의 꿈에 대한 상상력을 보여준 ‘인셉션’을 경유해 그만의 ‘배트맨’시리즈의 완결편 ‘다크나이트라이즈’를 만들었다. 그는 팀 버튼의 판타지 세계 속에 살던 ‘배트맨’과 ‘조커’를 ‘다크나이트’를 통해 느와르 영화 속에 주인공과 악당으로 표현했다.
‘다크나이트’의 끝은 하비덴트의 죽음이었다. 그리고 ‘다크나이트라이즈’는 하비덴트 법으로 인해 평화가 지속되는 고담시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덴트의 희생으로 더 강한 공권력이 허용되고, 고담시는 8년 동안 평화가 지속된다. 배트맨은 덴트에 대한 죄책감으로 스스로 유배생활을 시작한지 8년째, 그런데 고담시에 새로운 적 베인이 등장한다. 그리고 배트맨은 자신을 거부한 시민들의 고통을 지켜보며, 다시 수호자로 나서는데….
영화 속 영웅들, 그들이 빛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악당이다. 특히 시리즈일수록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새로운 악당의 캐릭터다. ‘다크나이트라이즈’의 악당은 베인이다. 그는 새롭고 독특하다. 고담시를 점령한 베인, 그리고 그에 맞서는 배트맨. 세계 정복, 돈, 인질 등을 탐내는 악당은 이미 오래 전에 소명을 다한 듯하다. 베인은 고담시를 무정부도시로 만들어버린다. 그로 인해 혁명을 꿈꾸는 시민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바로 배트맨의 적이 된다. 역사가 보여주는 수많은 혁명이 그러했듯, ‘다크나이트라이즈’에서는 무정부도시의 시민들이 저지르는 만행을 보여준다. 수호자, 영웅의 적이 바로 시민들이 되어버린다. 가만히 배트맨의 태생을 보면 그의 본질은 바로 대기업의 우두머리다. 베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무정부 고담시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프롤레타리아 혁명국과 부르주아를 대표하는 기업의 총수인 배트맨의 대립이 ‘다크나이트라이즈’의 갈등이다. 베인이 관객들에게 보낸 ‘정의’에 대한 질문, 바로 이것이 크리스토퍼 놀란이 관객에게 던진 질문이다. 물질적으로 모든 것을 다 갖춘 수호자와 자기가 잃은 것을 찾으려고 하는 시민들. 관객들은 ‘누구의 정의’로 영화를 봐야하는지 혼란스러워진다. 새로운 악당을 통해 질문을 던지는 놀란은 그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베인과 미란다의 사랑이야기라는 결말을 짓는다.
‘다크나이트라이즈’는 영화사에 남을 만한 악당을 만드는 것은 성공을 하였지만,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한다. ‘정의’에 대한 질문의 답은 어쩌면 없을지도 모른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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