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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1 월간 제74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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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비디오] 내 아내의 모든 것 |
웃음을 제곱하는 로맨틱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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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 것’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서서 근원적인 사랑의 문제를 여러 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
영원한 사랑은 있는 것일까? 지금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이라면 영원한 사랑을 믿으려 할 것이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상영시간 내내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이야기다. 하지만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서서 근원적인 사랑의 문제를 여러 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그냥 무작정 웃다가 한 번 더 생각한다면 한 번 더 웃게 되는 영화다.
‘두현’(이선균)의 아내인 ‘정인’(임수정)은 완벽하다. 예쁘고, 사랑스러우며, 최고의 요리사에다가 섹시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가 입을 열기 전까지다.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불평과 독설이 쏟아져 나온다. 결혼하기 전 ‘두현’은 ‘정인’의 그런 모습까지 사랑했지만,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매일 수백 번씩 이혼을 결심하지만 소심한 성격 때문에 절대 그 말은 꺼내질 못한다. ‘두현’이 마지막 카드로 생각한 이혼의 방법은 아내에게 애인을 만드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여자를 사랑의 노예로 만든다는 비범한 카사노바 ‘성기’(류승룡)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설정은 이러하다. 그리고 ‘성기’가 ‘정인’을 유혹하면서 겪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너무나 유치한 로맨틱 코미디 설정이지만 민규동 감독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랑의 시작, 권태, 끝, 그리고 또 다른 시작이라는 사이클을 만들며 사랑의 원리를 탐닉한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카사노바’라는 캐릭터를 통해 사랑의 의미들을 풀어낸다. 연애지상주의자이며 영원한 사랑을 부정하는 가장 보편적인 캐릭터, ‘카사노바’가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영원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큐피트처럼 등장한다. 그리고 ‘정인’과 ‘두현’의 새로운 사랑이 싹트게 만든다. 영원한 사랑을 부정하는 인물이 사랑의 전도사로 변한 것이다. 바로 이것이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이다. ‘두현’과 ‘정인’도 영화 초반부와는 다른 형태의 인물로 변화한다. 남편에게만 의지한 채 살아가는 평범한 주부이길 원했던 ‘정인’은 이제 남편 없이도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인물이 되었고, ‘두현’은 이제 아내의 새로운 가치를 알아가면서 ‘정인’에게 새로운 사랑을 느끼는 인물이 된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로맨틱 코미디 속에서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가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만 영원한 사랑을 기약할 수 있고, 삶의 긴 여정을 사랑의 힘으로 끌어 갈수 있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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