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1 월간 제744호>
[안희정 충남도지사 특별 인터뷰] 청년농업인4-H회원 “세련되고 지적인 농촌의 삶 확신 주고 싶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충남농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농업인4-H회원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위한‘4-H회원 영농정작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 지사는 청년농업인4-H회원들이 젊음과 패기로 어려운 농업의 여건을 타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지난 5월 7일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찾았다. 바쁜 도정 가운데서도 한국4-H신문의 인터뷰에 응한 안 지사는 4-H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나타냈다. 특히 “충남농업의 미래는 청년농업인4-H회원(영농4-H회원)들에게 달려 있다”고 밝힌 안 지사는 이들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위한 ‘4-H회원 영농정착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안 지사는 “머리를 팔아서라도 자식을 뒷바라지하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4-H회원들이 농업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안 지사는 4-H신문과의 인터뷰인 만큼 도지사실에 딸린 정원에서 인터뷰 사진을 찍는 등 소탈하면서도 4-H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충남도 3대 혁신과제 추진

△ 지난 2일 우연히 TV를 보다가 지사님께서 인터뷰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말씀하시는 내용에 크게 공감했는데, 충남도가 매진하고 있는 3대 혁신과제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행정혁신, 3농혁신, 자치분권이 우리 도가 추진하는 3대 혁신과제입니다.
먼저 행정혁신은 도민과 함께 호흡하는 도정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칙과 상식, 민주주의, 공존과 평화를 전제로 한 공직관행 정립과 공부하고 연구하는 혁신적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3농혁신으로 ‘농업·농촌·농어민이 선진국이 되어야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며, 농업의 발전 없이 충남 발전은 없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농어민·농어촌 혁신이 단지 농어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역의 복지, 산업, 경제, 마을 공동체 복원 등 다양한 정책들이 융·복합된 과제입니다. 21세기 혁신 농수산업 실현을 위해 농촌 활성화에 대한 신산업 발전전략을 세우고 의지를 갖고 추진해 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지방분권입니다. 지방행정의 자치권 보장을 위한 지방분권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방분권 시대의 틀은 아직도 미미한 실정입니다. 자치와 분권은 헌법 제8장 지방자치 제117조와 118조에 국가의 기본원리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기본원리 중 ‘권력분산’, ‘견제와 균형’ 원리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통일문제,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문제 등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 충남농업 발전을 위한 3농혁신 추진 내용과 지금까지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우리 도는 지난해부터 3농혁신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왔습니다. 농어업인, 관계전문가 등이 모여 연구와 토론을 진행했고, 현장의 요구와 현실을 적극 수렴해서 오는 2014년까지 11개 분야별로 추진해야 할 중점 과제를 시책화하였습니다. 또 올해 초 총괄 조직으로 충남도 농수산국내에 ‘농정혁신담당’을 설치했고, 민관 협력추진 기구인 3농혁신위원회와 11개 추진단/TF팀을 구성해서 추진체계를 마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매월 셋째 주 수요일 날 추진상황보고회를 개최해서 추진상황 점검과 함께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협, 농어촌공사,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과 같은 유관 기관과 전담지원팀을 구성하고, 도청에 지원인력도 파견하고 있고 농어업관련 유관단체에서도 3농혁신 정책의 성공추진을 위해서 함께 협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3농 혁신 본격 추진의 해로 정하고, 5대 분야 중점사업을 중심으로 농어업 현장에 파고들어 도와 시·군, 유관기관과 협력해서 추진에 박차를 가해 나가고 있습니다.

청년농업인4-H회원 육성 정착지원

△ 충남도에서는 3농혁신을 이룰 주체 가운데 하나인 청년농업인4-H회원들을 육성하기 위해 4-H회원 영농정착지원사업을 추진해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농정착지원사업이 어떤 사업인지 또 그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4-H회원 영농정착지원사업이란 청년농업인4-H회원들을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00명의 4-H회원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4-H활동 및 영농정착지원조례(2009년 제정)와 2020충남농어업발전계획(2009년 수립)을 근거로 하고 있으며, 사업비는 1인당 5천만원 내외(도비15%, 시·군비 35%, 자부담50%)로 현재 198명(2010년 72명, 2011년 77명, 2012년 49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4-H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전국에서 유일하게 충남에서만 추진되고 있는 사업으로 영농정착을 희망하는 4-H회원들이 안정적으로 영농에 정착할 수 있도록 농지구입, 축사시설개선 등 기반조성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업성과를 살펴보면 사업시행 첫해(2010년)부터 매년 사업종료 연말에 개인별 성과를 분석하여 영농정착 성취도를 분석하고 있는데 98%이상이 사업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성공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를 1:1 매칭하여 멘토링 사업과 병행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4-H회원들에게서 초기 영농정착에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는 인사를 듣고 있으며, 확대 요청도 받고 있습니다. 가능한 한 회원들의 이야기를 많으 듣고 강화할 부분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 지사님께서 충남의 청년농업인4-H회원들에게 강의를 하시고, 함께 볼링도 치시고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을 보면서 전국의 많은 청년농업인4-H회원들이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청년농업인4-H회원들에게서 받은 느낌과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 충남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3농혁신 운동에 각 지역에서 활력을 불어 일으키며 우리 농촌사회의 심장이 되고 있는 영농4-H회원들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분기별 1박2일 과정으로 만나는 4-H회원과의 소통 아카데미는 특정 사안이 있어 만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영농인들의 생각과 충남농업의 비전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소통하면서 살기 좋은 농촌 만들기에  대해 고민 해보자는 뜻입니다.
청년농업인4-H회원들에게 농업에 종사하며 농촌에 살더라도 누구보다 세련되고 지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싶습니다.
지난번 공주(2월 23~24일 한옥마을)에서 회원들을 만나 운동하며 대화를 나눠보니 진정으로 이들이 원하는 바를 알 수 있었고, 4-H회원이 우리 농촌의 희망과 미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만 4-H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농업여건이 국내외적으로 어렵긴 하더라도 젊음과 패기로 이 난관을 극복한다는 각오로 임해 주시고, 위기를 곧 기회로 여기는 지혜를 발휘해 주길 당부드립니다.
나는 청년농업인4-H회원들이 영농에 대한 비전을 지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농업의 여건이 어렵다고 하지만 앉아서 좌절하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도전해 보자”는 각오로 농업에 비전을 갖고 농업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청년농업인4-H회원들은 4-H기본정신으로 농촌사회를 이끄는 역량을 지닌 청년지도자가 되어야 하며, 4-H운동이 21세기 신부흥운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머리를 팔아서라도 자식을 뒷바라지하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4-H회원들이 농업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뒷받침하겠습니다.

학생4-H회원 활동도 적극 지원

△ 지사님께서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땅콩도 캐고 담뱃잎도 따는 밭일을 배우며, 전형적인 논산 ‘촌놈’으로 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과 청소년시절의 지사님은 어떠셨는지 들려주시죠?

- 위의 누님과 형님이 워낙 출중하게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라 상대적으로 치였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상위권을 놓치지 않은 모범생이었습니다. 초등학교의 추억은 여느 촌놈처럼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놀았고 패거리 지어서 이웃마을 아이들과 싸움질도 했습니다.

△ 현재 농촌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초·중·고교에 1800여 개의 4-H회, 7만여 명의 회원들이 농업과 환경과 생명을 사랑하는 ‘촌놈’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이들의 일부는 농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질 것이고 대다수는 우리 농업과 농촌, 농산물을 애용하는 소비자로 성장할 것입니다. 충남의 학교4-H육성현황과 지원방안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학교4-H활동 지원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지(智)·덕(德)·노(勞)·체(體) 4-H이념이야 말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겐 더없이 좋은 실행교육이기 때문입니다. 농촌체험학습은 산교육입니다. 청소년 시절 생명을 기르는 일만큼 중요한 체험활동은 없을 것입니다.
또한 향후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데 4-H이념만큼 이상적인 교육은 없을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4-H활동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미래 농업관련 직업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4-H활동을 통한 건강한 심신을 배양하고 우리 농촌을 바로 알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따라서 학교 내의 교과과정 외에 동아리 활동으로 하고 있는 4-H활동에 따른 지원은 필수적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4-H활동을 확대 지원할 생각입니다.

△ 현재 충남도는 4-H회원 육성을 위해 도농업기술원과 함께 도4-H본부, 각 시군에 시군4-H본부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4-H회원을 지도 및 지원하고 있는 4-H지도자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농촌은 뿌리요 도시는 꽃과 열매라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우리 농촌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그 농업을 이끌고 선도했던 분들이 지금의 4-H지도자 분들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도 단위든 시·군 단위든 각자의 위치에서 후배 4-H회원 양성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후원하며 오로지 평생 4-H정신 하나로 살고 있는 4-H본부 지도자분들께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변함없이 우리 농촌의 보배인 4-H회원들의 멘토 역할을 수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지금도 회원들을 잘 이끌어가고  있습니다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회원들을 인공부화장 닭 기르듯 하면 안 되고 회원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자율에 맡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도 조직도 마찬가지로 자율적일 때 비로소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회원들 ‘배려심’ 키워야

△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는 지사님을 “남을 편하게 해주고 또 모두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인품을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는지, 또 우리 4-H청소년들이 어떻게 자라야 될지 해주고 싶은 말씀은?

- 제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에 가면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마음과 육체의 빗질을 계속하라는 것입니다. 마음의 빗질은 독서를 하는 것입니다. 독서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육체의 빗질은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입니다. 어떤 종목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길 권합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마음이 엉클어지고 복잡해지는데, 엉클어진 머리는 빗질을 통해서 정갈하게 만들 듯이 마음과 육체가 잘 빗질되어 있다면 항상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 그곳에 세상의 가치 있는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배려심’을 키우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궂은일에 솔선수범하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좋은 인간관계는 스스로에게 가장 큰 자산입니다. 배려를 통한 좋은 인간관계는 언젠가는 보상을 받습니다. 설령 보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로 스스로의 인성을 향상시켜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얻게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이득이며 자산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4-H활동지원법’에 따른 ‘4-H활동주관단체’인 한국4-H본부와 한국4-H신문에 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대한민국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제정한 한국4-H활동지원법은 4-H회원 양성에 따른 중요성을 알기에 법이 제정되었고, 한국4-H본부를 주관단체로 지정하여 전국 4-H운동을 총괄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책임과 역할의 중요성이 크다고 생각하며 시대에 맞는 다양한 4-H육성방안이 있을 줄로 압니다.
또한 전국 10만여 4-H회원들의 소식지인 한국4-H신문은 전국의 4-H활동 내용을 서로 비교해가며 좋은 것을 더욱 좋게 한다는 4-H 슬로건대로 좋은 정보지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충남도에서는 한국4-H본부와 한국4-H신문에서 추진하는 각종 4-H육성사업에 적극 협력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대담 : 조두현 기획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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