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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1 월간 제74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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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비디오] 완득이 |
긍정과 낙관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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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긍정하고 낙관하며 살아가는 ‘완득이’속 캐릭터들의 힘은 관객들에게 전이된다. |
영화를 찾는 목적 중에 하나는 기분 전환이다. 단순하게 킬링타임용으로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지만 영화를 통해 가슴 속에 뭔가 남길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가슴 속에 남은 뭔가가 하루 종일 꿈틀거리며 행복감을 선사한다면 그 영화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다. 2011년에 개봉했던 ‘완득이’는 그런 영화다. ‘도가니’를 비롯해 ‘부러진 화살’등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들과 확연히 구분된 영화였다. 그렇다고 사회를 보는 관점을 외면하거나 단순화해서 웃기거나 울리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그 영화들과 차이점이라면 사회를 보고 있는 시선이 긍정적이며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꼽추 아버지와 전혀 피가 섞이지 않은 바보 삼촌, 완득이는 달동네 작은 전셋집에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척하고 살아가는 고등학생이다. 특별한 재능은 싸움뿐이다. 담임으로 ‘동구’라는 선생님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필 동구는 완득이집 앞 옥탑방에 세들어 살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무관심하고 수업에는 흥미가 없는 것 같은 ‘동구’가 어느 날 갑자기 완득이를 불러내더니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너희 엄마는 필리핀인이다”. 놀라운 사실 그리고 인정할 수 없는 일을 완득이가 받아들여가는 과정이 바로 이 영화의 핵심이다. 나이트에서 춤을 춰왔던 꼽추의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와 한 팀인 바보 삼촌, 거기까지는 어떻게 참고 살아왔는데 갑자기 여기에 필리핀 엄마까지 완득이 앞에 등장하는 것이다.
심각한 일인가, 심각하지 않은 일인가? 담임 동구는 아무렇지 않게 이런 사실들을 받아들인다. 평범한 부모를 상담하듯 완득이 아버지를 만나고 완득이에게도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이야기한다. 세상에는 그보다 더 심각한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런 상황을 부정하거나 슬프거나 고통스럽게 묘사하지 않는다.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는 세상을 긍정하고 낙관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힘은 관객들에게 전이된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이제 킥복싱을 시작한 완득이가 챔피언이 되어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며 극장을 나오게 된다.
‘완득이’는 ‘굿 월 헌팅’이나 ‘파인딩 포레스트’ 같은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다. 여기에 완득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성장영화라는 것이다. 성장 영화들은 교훈적으로 빠지기 쉽지만 ‘완득이’는 그저 긍적적으로 세상을 보여줄 뿐 어떤 것도 설교하지 않는다. 그리고 ‘동구’의 ‘김윤석’과 ‘완득이’, ‘유아인’을 빛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두 사람의 즐겁고 활기찬 모습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이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일처럼 친숙하게 바라 볼 수 있게 한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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