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01 월간 제737호>
[2011 전북학생4-H과제경진대회 백일장 최우수상] 주름과 굳은살

최중한 회원(전북 변산 부안 서중학교 2학년)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은 산등성이부터 시작된 논과 밭이 이어져 있다. 논과 밭은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벼와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는 할아버지의 땀방울을 떠올리게 한다. 푸른 하늘과 황금빛 논은 농부들의 땀과 노력이 만든 보석이다. 그런 보석을 만드시는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고향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이시다.
농부인 할아버지께서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하신다. 집 앞에 있는 밭에서 일하시며 하신 말씀 중에 “힘들고 고되어도 항상 풍요롭고 자유로움과 자연을 느낀다.”고 내게 말씀해 주셨다. 할아버지는 농촌의 평화로움에 비교되는 도시 사람들의 모습을 안쓰러워하신다. 할아버지는 도시 생활의 편안함 보다는 농촌의 자유로운 삶을 택하셨다.
농촌의 농사일은 정직하다. 농사일은 게을리 하거나 일할 시기를 놓치면 그 만큼 수확이 적게 나오는 법이다. 또한 농사일은 우리에게 기다림을 가르쳐준다. 씨앗 하나가 잎을 피워 꽃이 되는 과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매일 매일 열심히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고, 벌레를 잡아주고, 비료를 준다면 그 씨앗은 어느 순간에 활짝 피어있는 꽃이 되어 우리에게 열매를 제공해 준다. 농부들은 이러한 땅의 정직함과 기다림을 기대하면서 농사일을 하시고 계신다.
땅으로부터 우리는 보람과 기다림 말고도 셀 수 없이 많은 선물을 받으며 살아간다. 땅이 베풀어준 혜택을 행복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생명의 근본이 되고 활동장소가 되어준다. 땅과 농촌을 믿는 농부들은 도시 사람들에게 건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농촌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는 도시가 열매라면 도시를 지지해 주는 튼튼한 뿌리는 농촌이다. 하지만 요즘 우리의 농촌은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외국에서 낮은 노동력을 이용한 값싸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외국산 농산물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떠나간 농촌을 다시 살리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농민들이 떠나서 황폐해지고 나라의 뿌리가 시들어 가는 것을 왜 도시에서는 외면할까? 농촌은 도시의 뿌리이고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고향이며 풍요와 부지런함을 가지고 있는 안식처다.
농촌에서 일을 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에 생긴 주름과 굳은살은 결코 흉측하거나 못난 것이 아니다. 주름과 굳은살은 도시에 있는 자녀들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이 맺은 열매다. 도시를 위해 일하시고 자녀를 위해 일하고 스스로가 뿌리가 돼 주신 그분들의 손은 진정으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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