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1 월간 제736호>
[이달의 세시풍속] 중양절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는 각 가정에서 국화전을 해 먹거나 국화주를 빚고, 술과 음식을 장만해 산이나 계곡에 가서 단풍놀이를 했다.

음력 9월 9일의 중양절은 9월 중의 유일한 속절(俗節)이며, 중구(重九) 또는 중광(重光)이라고도 한다. 중양·중광은 양(陽)이 겹친다는 뜻이며, 중구는 ‘9[九]’ 수가 겹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동양의 음양사상에 따르면 홀수를 ‘양수’ 라 하고, 짝수를 ‘음수’라 하여 ‘양수’를 길수(吉數)로 여겼다. 예컨대 전통사회의 절기로 설(1월 1일), 삼짇날(3월 3일), 단오(5월 5일), 칠석(7월 7일) 등이 있는데, 이러한 풍속은 ‘양수’를 길수로 여기는 조상들의 믿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날은 제비가 강남(江南)으로 간다고 전해지는데, 실제 이 시기가 되면 제비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예로부터 중양절의 풍속이 다양하게 전해 오고 있다. 신라시대에는 안압지의 임해전(臨海殿)이나 월상루(月上樓)에서 군신들이 모여서 시가를 즐겼고, 고려시대에는 중양절의 향연이 국가적으로 정례화 하였다. 조선 세종 때에는 삼짇날과 중양절을 명절로 공인하였으며, 성종 때에는 추석에 행하던 기로연을 이날로 옮기고 유생들에게 과거를 실시했다.
중양절에는 지방에 따라 다양한 풍속이 전하여 온다. 성주단지에 햇곡식을 갈아주며 제물을 차려 성주차례를 지내거나, 기일(忌日)을 모르는 조상의 제사를 모시며, 연고자 없이 떠돌다 죽었거나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의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또 추석 무렵에 햇곡식이 나지 않아 차례를 지내지 못한 지역에서는 이날에 차례를 지냈는데, 이것은 처음으로 생산되는 햇곡식을 조상에게 바치고자 하는 정성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9월조에 의하면 “누런 국화를 따다가 찹쌀떡을 빚어 먹는데, 그 방법은 삼월 삼짇날 진달래떡을 만드는 방법과 같으며, 이를 화전(花煎)이라 한다. 지금의 국화떡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배와 유자와 석류와 잣 등을 잘게 썰어서 꿀물에 타서 화채를 하는데, 이것은 시절음식도 되지만 제사에도 오른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중양절의 시절음식으로 국화전과 화채를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에는 각 가정에서 국화전을 해 먹거나 국화주를 빚고, 술과 음식을 장만해 가지고 산이나 계곡에 가서 단풍놀이를 하기도 했다. 부녀자·소년·소녀들은 제각기 무리 지어 하루를 즐기고, 문인들은 시를 짓고 풍월을 읊어 주흥을 즐겼다. 또 이때쯤이면 약초가 한고비를 이루는데, 구절초는 이때 가장 약효가 좋다고 하여 산이나 들에 나가 뜯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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