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혁 진 (모든학교 체험학습연구소 연구위원)
4-H 활동 자기주도적 과제학습·경험학습 교육원리 기반
학교 교육활동으로서 학교4-H활동의 성격
학교의 교육활동은 정규교육과정과 비정규교육과정으로 구분이 된다. 정규교육과정은 교육과학기술부 고시에 의한 교육과정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학교의 공식적인 교육과정을 의미한다. 대체로 학교의 연간교육계획이 일선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직접 확인하고 경험하게 되는 교육과정이 될 것이다. 정규교육과정은 교육법과 교육과정 고시에 의해 학교 및 학생들이 일부 과목을 선택할 수도 있고 학교에서 실제 수업시간의 편성권을 갖지만 전체적인 교과목의 영역과 이를 위한 수업시간이 사전에 정해져 있다. 제7차교육과정 및 2007개정 교육과정까지는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은 교과활동, 특별활동, 재량활동으로 구분이 되었으나 2009개정 교육과정 개정에 의해 정규교육과정은 ‘교과활동’과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재분류되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2011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이 되는데 명칭이 주는 이미지와 추진 초기의 방향에 따라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해석에 오해가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육과정 영역의 이름이며 실제로는 기존의 특별활동과 재량활동을 통합한 교육활동의 영역이다. 다만, 그 목표가 학생들의 인성-창의성의 신장이며 그 내용과 방법이 체험적이어야 한다는 체험학습-경험학습의 원리를 토대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학교4-H활동은 교육활동의 영역에서는 2007개정 교육과정까지는 특별활동의 계발활동 중 청소년단체활동 영역에 포함이 되며 2009개정 교육과정에 따라서는 창의적 체험활동 중 동아리 활동에 해당이 된다. 여기에서 동아리란 임의적인 학생들의 모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조직한 동아리를 의미한다.
즉, 학교에서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조직하여 지도교사를 배치하거나 관리하는 대상 동아리를 말한다. 4-H가 조직된 학교에서의 4-H활동은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의 하나로 운영되는 교육활동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이는 학교 4-H활동은 단순한 개인의 체험활동이 아니라 학교교육의 목표와 이념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 시행되는 교육활동의 하나로 그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 유형에 비추어 본 4-H활동의 성격
교육의 유형을 나누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학교교육과의 관계에서 형식교육, 비형식교육 및 무형식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형식교육(formal education)’은 일반적인 학교교육 시스템에 의한 교육을 말한다. 학교에서 계획적이며 의도적으로 정해진 교육내용을 제공하고 학습자에 대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한다. ‘비형식교육(nonformal education)’은 형식교육과 무형식교육의 중간에 해당되는데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며 학습자의 선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엄격하게 통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교육기관에 의해 의도적으로 계획된 교육프로그램에 학습자들이 참여하게 되며 교육 프로그램은 조직적인 체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비형식교육은 개인이 주도하는 우발학습이나 가정교육과 다른 영역에 속한다. 우발학습(incidental learning)은 학습자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우연한 기회에 학습의 경험을 갖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무형식교육(informal education)’은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말하는데 교육의 개념보다는 ‘무형식적인 학습’으로 이해되는 유형이다. 이는 교수자의 주도가 아닌 학습자가 스스로 자신의 선택과 계획으로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는 학습활동, 미디어를 통한 학습의 경험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학습자는 평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상당한 부분 학습자들은 우발적인 학습의 경험도 갖게 된다. 무형식교육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중 미디어를 통한 학습이나 청소년활동(Youth Work)이 있다.
그렇다면 4-H는 세 가지 영역 중 어디에 해당하는가? 우선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교4-H활동은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에 의한 형식교육에 속한다. 앞서 언급한 학교4-H활동의 성격과 연계하여 살펴본다면 학교4-H회 운영은 학교의 교육과정 및 교육활동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학교의 교육운영 체제의 특성과 성격, 여건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학교에서의 4-H활동에 혼동과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학교의 교육활동으로서의 기본적인 성격, 영역, 특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한국4-H본부의 정책과 사업 자체는 학교 밖의 단체로서 비형식교육을 제공한다. 4-H는 설립이념에서 “청소년들에게 4-H이념에 입각한 교육 훈련을 통하여 유능한 민주시민의식, 농심함양 그리고 자연·환경친화적 활동 및 기술을 연마케 하여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미래세대를 육성·지원하는 청소년사회교육단체”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4-H가 지역사회개발, 지역사회운동, 지역사회교육을 기반으로 태생하였다는 점에서 비형식교육으로서의 4-H교육을 이해할 수 있다. 대체로 학교 기반 청소년단체들은 학교 내 조직의 성격과 청소년단체 자체의 성격 간에 이중적, 또는 삼중적인 성격을 갖는 경우가 많다.
4-H교육이념·방법 특성에 비추어본 성격
4-H는 지역사회개발·운동·교육의 전문단체로서 회원들의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능력 신장을 위해 자기주도학습-과제학습 및 경험학습을 교육의 원리와 방법으로 설정하고 있다.
첫째, 4-H교육활동은 자기주도적인 과제학습을 기반으로 한다.
먼저 자기주도학습은 학습자의 자기주도성을 기초로 이루어지는 학습의 목표이자 이념이며 학습의 과정이자 방법이고 그 결과를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이다.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학습하고자 하는 내적 동기가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교육목표이자 방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기주도학습은 학교교육, 사회교육 모든 교육에서 중시되는 학습의 목표이자 방법이 되었다.
과제학습은 자기주도학습의 실천을 위해 적용하게 되는 목표이자 방법론이 될 수 있다. 교사에 의해 주어진 지식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과제 설정과 탐구, 해결 과정을 통해 주도적인 학습활동을 경험하게 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교육의 효과 측면에서는 해결의 결과보다 오히려 해결의 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중요할 수 있다. 실패의 경험, 동료들과의 협동의 경험, 새로운 정보와 지식의 탐구 경험 등이 그것이다.
둘째, 4-H교육활동은 경험학습 원리에 따르며 이를 실천한다.
경험학습 이론은 교사중심, 교과서 지식과 실증적 내용 전달 중심, 결과중심 평가의 전통적인 교육에 대해 진보주의적 관점에서 학습자 중심, 생활 경험 중심, 과정중심 평가 등과 같은 존 듀이 등의 교육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교육과정의 개념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교수요목시대 이후 지식중심·교과중심 교육과정과 생활중심·경험중심 교육과정의 대립이 있어 왔으나 이후 전인교육, 창의적 지식 중심의 통합적 교육을 지향하게 되었다. 경험학습 또는 체험학습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인지적인 발달, 학습의 성과가 지식의 전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체험과 경험을 통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경험중심 교육은 생활 속에서의 경험과 맥락을 강조하며 경험과 경험의 상호작용을 통해 배우게 되는 과정을 중시한다. 전통적인 교육과 같이 잘 구조화된 지식을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상황 속에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만들어나간다는 것이다. 제7차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체험학습이 교육과정에 반영이 되고 강조되면서 이제 체험학습, 경험학습은 보편적인 학습 방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이나 경험학습은 학습의 방법으로만 본다면 현재 매우 보편적인 학습의 방법이 되었다. 과제학습의 경우에도 프로젝트 수업으로 활용되는 다양한 학습방법의 하나가 되었다. 학교 및 사회교육 등 모든 교육 프로그램마다 두 가지 학습의 목표와 원리, 방법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4-H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에 있어서 이 원리가 차별성을 갖기 위한 방법도 필요하고 실제 교육 프로그램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교수법으로 보다 더 구체화된 기법들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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