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유니스 회원 〈충남 서산 해미중학교 3학년〉
오랫동안 중남미의 볼리비아의 영어권 학교에 다닌 나는 지난해 3월에 동생과 함께 한국에 잠깐 오게 됐다. 그래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지 못했고, 학교 성적도 저조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배려로 현재까지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
특히 4-H지도교사인 임성환 선생님의 도움으로 서천의 갯벌체험과 전통음식체험 등 잊을 수 없는 체험을 하면서 우리나라를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지난번에 갯벌체험을 한 곳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금강의 하구 둑이었는데, 이번에 체험활동을 한 곳은 깊은 산골에 있는 농촌마을이었다.
버스를 1시간 정도 타고 가니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에 계신 할머니들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는 인사를 하고 대표 분께서 마을 소개와 베 짜는 방법을 알려주고 우리가 직접 베를 짤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직접 해 보니까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기도 했다.
할머니들께서 베를 짜는 모습을 보니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왜냐하면 지금처럼 기계를 돌리면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 만드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로 하는데 그렇게 살아오신 조상님들의 끈기와 노력을 생각하니 자랑스럽고 존경하는 마음이 절로 생겼다.
베 짜기 체험을 마치고 음식체험을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한우를 키우는 농장이 있어 친구와 함께 송아지에게 먹이를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나 순진스러운 송아지가 귀여웠다.
음식 체험 방에서 할머니들이 손수 준비한 재료를 이용해 다식이라는 옛날 과자를 만들었다.
생전 처음 만들어 보는 것이라 모양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한국의 전통음식 다식은 꿀이나 엿을 섞어 반죽하여 만들기 때문에 너무 달지도 않고 먹기가 딱 좋았다.
점심식사 후에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도 하고 그네도 탔다. 처음엔 그네가 너무 낮아 고장이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네는 옛날부터 서서 타기 때문에 낮은 것이었다. 옛날 물건을 보관하고 있는 창고에서 여러 물건들을 보았는데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또 친구가 거름 냄새를 맡고 “지독하다”가 아니라 “구수하다”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한국의 친구들은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찹쌀을 이용해 인절미를 만드는 떡 메치기를 한다고 해서 체험장 앞에 모여 둘러앉았다.
할머니들께서 나무판 위에 찐 찹쌀을 얹어 놓고 큰 나무 망치 두개를 가지고 오셨다. 선생님께서 큰 나무 망치를 떡메라고 알려 주셨다. 두 사람이 조가 되어 떡메를 이용하여 찹쌀밥을 내리쳤다.‘철떡철떡’하는 소리가 명쾌하게 들려오며 찹쌀이 튕겨져 내 얼굴에도 하나가 붙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선생님께서 떡메는 이렇게 치는 거야 하시며 동네 남자 어른과 함께 떡 메치기를 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 보였다.
떡메를 이용하여 찹쌀밥을 치자 점점 밥알은 사라지고 부드러운 떡살이 되어갔다.
할머니께들서 이제 그만 치고 떡을 썰어 인절미를 만들자고 하셨다. 뭉개어진 떡살을 길게 늘인 다음 콩가루를 묻히고 조그맣게 썬후 다시 콩가루를 묻혔다. 인절미가 완성된 것이다. 그것을 입에 물고 씹었더니 쫄깃쫄깃하고 가끔 밥알도 씹히고 해서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완성된 떡을 조그만 상자에 담아 집에 가지고 갈 수 있다는 말에 동생과 어머니께 드리기 위해 두 상자를 준비하여 집에 가지고 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동네를 한참 둘러보며 밭과 논이 어우러져 있는 정겨운 시골의 경치를 만끽하기도 했다.
이번 체험은 한국의 전통음식인 다식, 찰떡 등을 만들어 보고 직접 베를 짜 보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해 더 많이 알아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한국에 온지 1년이 다 되어 가는 나는 한국의 전통 음식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좀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하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다시 이러한 체험을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