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1 월간 제729호>
[제10회 사이버백일장 은상 수상작] 나의 필수 비타민, 4-H!

김 빛 나 회원 (전남 진도 조도고등학교 3학년)

내가 4-H회원이 된지도 어느덧 2년째다. 4-H가 뭔지도 몰라서 인터넷에 검색해 보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학교에서 든든한 4-H회장까지 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도, 해야 해서도 아니라, 그저 좋아서 맡은 임무이다. 그래서 여태까지 4-H활동을 나 스스로 만족하며 즐겼다면, 이젠 책임감을 갖고 가끔 4-H를 모르는 친구들에게 자세히 설명도 해주고 궂은일도 앞장서서 한다.
난 꽃들에 대해 잘 모른다. 오죽하면 중학교 국어시간에 진달래꽃을 모른다고 했다가 창피를 당한 적이 있겠는가. 하지만 나에게도 꽃을 직접 심어 볼 기회가 생겼다. 사진으로만 보고 글로만 보던 공부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해 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 때 내가 심었던 꽃은 국화였는데, 국화는 그나마 내가 알고 있는 꽃이라 더 예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난 소매를 걷고 선생님께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호기심을 가지고 앞장서서 했다. 비록 비료와 흙을 섞을 땐 냄새가 심했지만 하나의 생명인 국화를 위해 열심히 했었던 것 같다. 또 국화 화분에 각자 자신의 이름을 붙였는데, 난 요새도 틈틈이 내 화분에 물도 주고 잡초도 뽑으며 국화가 날로 커가는 걸 바라보며 뿌듯해 하곤 한다.
하지만 4-H활동을 하며 국화만 알게 된 것은 아니다. 이번에 4-H의 지원 덕분에 농업박람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이름만 알고 있었다거나 잘 몰랐던 꽃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냄새도 맡아보았다. 4-H활동은 우리들에게 소중한 기회를 정말 많이 선물하는 것 같다.
국화심기가 그렇게 나에게 재미있게 다가오자, 그 후도 4-H활동이라면 뭐든지 재미있다는 긍정적인 선입견이 생겼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쉬는 토요일에 활동을 하자고 학교에 나오라고 하시면 나는 그 전날부터 기대가 된다. 평소 쉬는 토요일 같았으면 집에 박혀 컴퓨터를 하거나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고 있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적극적으로 4-H활동을 즐긴다. 하루는 쉬는 토요일에 모두 모여 소풍 같이 자연탐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길을 걸어가며 모르는 식물을 보고 선생님께 여쭤보기도 하고, 쓰레기도 줍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었다. 처음에 선생님께서 쓰레기도 줍자고 하셨을 땐 자연탐사나 하지 그런 것까지 해야 되나 싶기도 했지만 그렇게 즐기면서 하니 봉사도 정말 재밌고 쉬운 것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4-H활동은 나를 농촌에 대해 더 잘 알게 해 줬을 뿐만 아니라, 나의 인격을 좀 더 성숙시켜 줬던 것 같다.
농촌에 살면서도 농촌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내가 4-H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농업박람회에 갔었던 것이다.
시골에 살면서 박람회 같은 곳을 가는 일은 드물었는데, 특히 농업박람회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농업박람회를 간다는 게 우리에겐 수학여행을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의 수학여행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다양한 종류의 꽃, 과일, 농산품, 모두 우리를 현혹시키기엔 충분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골에 산다고 하더라도 그런 것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서 그런지, 여러 종류의 식물들을 보고 감탄사를 내려놓지 못했다. 그리고 예전엔 농촌사람이면서도 이런 것에 대해 잘 몰랐었던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이젠 농업이란 정말 가능성이 크다는 걸 느끼며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빨간 무, 검은 무라든가 한 나무에 여러 가지 과일이 열린다거나. 농업이란 가장 기본적인 것이면서도 가장 새로운 것 같다.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4-H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농업이 이 만큼 발전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또 4-H로 인해 농업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닐 수 있게 되었다. 4-H를 접하게 된 것은 학생들에게도 크나 큰 선물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농업의 미래에 있어 크나 큰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4-H로 인해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국화심기, 골프, 서예, 단소, 자연체험, 봉사활동, 농업박람회. 모두 짧은 시간 동안 내가 4-H회원으로서 누렸던 선물들이었다. 4-H회원이 아니라면 돈 주고도 못할 값진 체험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기회를 누리게 해 준 4-H에게 평생 감사하며 살아 갈 것이다. 또한 사회에 나가게 되면 농업의 미래를 내 이름 ‘김빛나’처럼 밝게 빛내서 4-H를 알리고, 더욱 더 많은 학생회원들이 참여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시골에 살면서도 몰랐던 농촌의 생활, 예전의 나에겐 농촌은 도시보다 훨씬 도태되고 안 좋은 곳이었다. 하지만 4-H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서서히 농촌 생활의 즐거움과 보람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도시보다 농촌이 더 좋다. 농촌에서도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마음만 먹으면 모두 누릴 수 있고, 4-H활동으로서 농촌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4-H회원이 된 나는 선택받은 사람이란 생각에 항상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4-H는 없어선 안 될 필수 비타민 같은 존재이다. 그 비타민을 먹고 우리는 열정과 패기를 얻어 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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