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1 월간 제729호>
[이달의 세시풍속] 머슴날
가을추수가 끝난 다음, 머슴들은 겨울 동안 힘든 일없이 평안하게 지냈으나 음력 2월에 들어서면 농사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고된 일이 시작되기 전 일꾼들을 하루 쉬게 하여 즐겁게 놀도록 하는 것이 머슴날이다.
노비일 또는 일꾼날이라고도 하는 머슴날은 음력 2월 초하루로 보통 양력 3월 5일경에 해당한다. 고된 농사일이 시작되기에 앞서 일꾼들을 하루 쉬게 하여 즐겁게 놀도록 하는 것이다. 많은 노비를 거느린 대가에서는 떡도 하고 음식을 준비한다. ‘경도잡지(京都雜志)’,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와 같은 문헌에 의하면 정월 대보름에 세웠던 볏가릿대를 내려서 그 속에 넣었던 곡식으로 송편 등의 떡을 만들어 머슴들로 하여금 먹게 하였다고 한다.
한편 머슴날이 성인식의 의미를 가진 지역도 있었다. 경남 의령군과 양산군이 그러한데, 소년들은 신체가 건강해도 어른들과 노동력을 맞교환하는 품앗이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 해에 20세가 된 젊은이는 이 날 동네 어른들과 성인 머슴들에게 술과 음식 등으로 한 턱 낸다. 그러면 그 해부터는 어른으로 취급받아 성인과 품앗이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머슴날은 평소에 대접받지 못했던 머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어, 그 해의 농사에 전념하도록 하려는 농경의례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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