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승 찬 회원 (충북 충주 미덕중학교 2학년)
코스모스를 어루만진 햇살이
시골에 내려 쬐
길을 밝히던 가을
마당 위 멍석에서 길게 누운 고추들은
자신을 보란 듯
붉은 빛을 내어 나의 눈을 자극하고
더러는 반쪽 가슴을 드러내어
금빛 씨를 반짝인다
햇볕은 고추들을 멍하니
말리기를 재촉하고 있다
그런 재촉에 햇볕을 머금고
제법 말라버린 고추들은
어머니의 거친 손에
꼭지를 떼여 속을 드러낸다
얼마 후 감나무 아래
배부른 구리빛 항아리
뜨거운 햇빛 먹을 대로 먹은 고추들이
깊은 맛 고추장이 되어
누군가의 가슴을 뜨겁게 하려
깊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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