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01 월간 제725호>
<4-H 강단> 청소년기의 농심함양 왜 중요한가 ②

김 준 기  한국4-H본부 회장

‘못자리 농사가 반(半)농사’

‘못자리 농사가 반(半)농사’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말일까?
못자리 농사 반농사란 의미는 못자리에서 모종을 잘 가꾸는 일이 농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어릴 때 모종이 제대로 튼튼하고 실하게 커야 그 결과 열매도 좋다. 물론 씨앗이 좋아야 한다고 하지만 씨앗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못자리 때 제대로 잘 커야 제대로 농사다운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농민은 하루에도 수십 번 모판을 둘러보며 어린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정성껏 보살피는 것이다.
사람도 그렇다. 사람농사도 사람이 사람으로서 올바르게 성장하고 성숙,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린 청소년기가 그 만큼 중요한 것이다. 특히 초·중·고등학교 시절이 가장 공부하기 좋은 시기이며 이시기가 바로 못자리 육묘기간이고 기본영양시기이기 때문이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떡잎을 보고 이놈이 자라서 제 구실을 제대로 하고 또 수확을 제대로 거둘 수 있을 것인지 큰 재목이 될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바꾸어 말하면 떡잎 때부터 제대로 건실하게 잘 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못자리 농사에서 중요한 것은 싹을 고르게 잘 틔우고 떡잎을 잘 키워야 한다.
사람도 세 살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는가? 그리고 가끔 잘 못 될 것 같은 사람을 보고 ‘싹수가 노랗다’고들 하지 않는가? 어린 모종 때에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또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여 제대로 자라지 못한 모종은 장래 전망이 없다는 말이다.
사람도 그렇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성장하여야 한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청소년기에는 청소년기에 걸맞게 자라야 하고 자기공부를 충실하게 해야 한다. 될성부른 청소년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시간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젊은 날의 시간은 더더욱 그렇다. 청소년 시절을 보다 값지고 올곧게 보내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청소년기는 주체적 인격 형성기

일반적으로 청소년기를 ‘반항기’라고 한다. 특히 교육학이나 교육심리학자들이 이론적으로 청소년기를 반항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반항기는 청소년들이 독립 인격체로서 자기주체성을 확립해가는 시기라는 긍정적 의미로 풀이해야 한다.
어른들에게 청소년들이 자기의 생각과 의견을 말씀드리고, 자기 나름대로의 판단을 이야기하고 주장을 하면, 당장 “나이도 어린놈이 뭣을 안다고…”하시며 핀잔을 하시거나 묵살을 당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 한편으로는 “그 나이 스무 나믄 살이나 먹은 녀석이 그것도 못 해. 그것도 몰라.” 라고 야단을 맞기도 한다. 좀 더 강하게 주장을 하면 버릇없이 어른에게 말대꾸하는 것으로, 반항하고 저항하는 것으로 여기시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청소년들이 정당한 자기 주장과 생각을 피력하지도 못하고 그저 어른들의 말씀에 순종해 버리거나 자기 주관과 개성이 없는 존재로 전락해 버리기가 일쑤다.
과연 청소년기를 단순히 반항기라 정의하고 규정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나는 나이어야 하고 또 내가 아닌 사람이여서는 안된다. 청소년들이 자기생각과 주장을 펴고 또 행동한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하고 발전했다는 것이다. 반항할 줄 모르는 청소년은 청소년이 아니며, 미래가 없는 젊은이일 뿐이다.
1994년에 제정된 우리나라 ‘청소년 헌장’에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이자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삶의 주체로 자율과 참여의 기회를 누린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더욱이 청소년은 가르침과 보호, 훈련의 대상이 아니라 독립인격체로서 배움과 행위의‘주체적 존재’이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주체이고 주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21세기를 맞은 지금 우리 사회는 청소년을 청소년으로 우뚝 세우고 바로 서야 한다. 청소년 자신이 독립된 주체로서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하며 성장 발전하고 자아를 형성해가며 ‘커나감’하는 ‘교육의 주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청소년은 청소년 주체로서 스스로 올곧게 바로 서야 하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이미 유·소년기를 지나 어느 정도의 자기 판단능력과 생각을 가지고 행동할 줄 아는 시기다. 설령 완전하고 온전한 생각과 판단과 행동을 하기에는 미숙하다고 하더라도, 그 동안 가정과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보고, 듣고, 배우며 어느 정도까지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고, 사고하며, 행동할 수 있는 주체성과 자주의식을 갖추어 왔지 않는가?
작물이 자기 스스로 양분과 물을 흡수하고 탄소동화작용을 하듯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사람 되기’에 정진하여야 한다. 학생들 스스로 자기성장과 자아발전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해야 한다. 주위의 어른이나 선생님은 청소년 스스로 성장 발전할 수 있게끔 또 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격려하며, 깨우치게 하는 ‘사람농사꾼’의 역할과 책무를 다 할 것이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이를 돕는다는 말을 유념하여야 한다.
농심을 지닌 농사꾼은 “작물과 가축은 제가 스스로 자라는 것이지 농사꾼이 키우는 것이 아니야.” “농사꾼은 그저 잘 자라고 잘 클 수 있도록 정성들여 잘 돌보고 보살펴야 하는 것이야.”라고 한다.
사실이며 진리가 아닌가? 영양분과 사료, 물을 스스로 흡수하고 호흡도 하고 탄소동화작용도 신진대사도 하며 자기 자신이 스스로 자라고 크는 것이 작물이고 가축인 것이라는 말이다.
사람농사도 마찬가지이다. 자식(청소년)은 스스로 성장하고 자라는 것이며, 어른들은 청소년이 스스로 잘 자랄 수 있도록, 잘 클 수 있게끔 주위환경과 여건, 그리고 조건을 갖춰주고 만들어 주고 보살펴 주고 돌봐 주는 것이 사람농사꾼의 역할이다.
청소년들 스스로가 농심을 배양하고 지·덕·노·체 4-H이념 즉 지혜와 덕성, 기술과 예능, 그리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아름다움을 갖춘 4육일체가 된 훌륭하고 유능하며 사람다운 사람, 미래 사회의 참된 역군과 창조적인 인물·인재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자기 주도 사람되기 운동을 하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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