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01 월간 제725호>
<제4회 전국학생4-H과제발표대회 백일장 우수상> 역사를 사랑하게 만든 백제문화유산
이 소 희  회원 (경기 가평군 가평북중학교 3학년)

나는 작년부터 학교에서 한국사반을 들어 한국사 공부를 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우습지만 역사를 싫어해서였다. 역사를 싫어하니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게 됐고 잘 알지 못하니 역사가 더 싫어졌다. 그래서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자 생각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잘 모르는 상태여서 어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역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차근차근 배우니 역사가 조금씩 쉬워지기 시작했다. 특히, 각 나라의 문화적 특징에 대해서 배울 때는 재미있어 지기까지 했다. 나는 그중에서도 삼국의 문화를 배울 때가 특히 좋았다. 그중에서도 백제의 문화가 가장 아름답게 느껴졌다. 너무 화려하지도 너무 소박하지도 않은, 우아하고 정교하고 세련된 백제의 문화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이렇게 몇 달 동안 열심히 한국사 공부를 하던 중,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백제 문화권을 탐사하러 갈 계획을 세웠다. 나는 그 동안 보고 싶었던 백제 문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학교 사정으로 인해서 결국 가지 못하게 되었고 그 때는 너무나 아쉬웠다. 그런데 오늘, 4-H 회원들과 함께 드디어 백제 문화 유적지를 탐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나는 한껏 들떠서 백제의 문화를 느끼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처음 간 곳은 부여 국립 박물관이다. 그 곳에는 도자기, 기와, 입상, 세공품 등 여러 가지 백제 문화 유산들이 있었다. 모두 내가 생각했던 대로 너무 아름다웠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칠지도, 백제 금동 대향로, 서산 마애 삼존 불상, 백제 기와다.
우선, 칠지도는 이름 그대로 일곱 개의 가지가 달린 칼이다. 4세기 후반 근초고왕 때에 백제 왕실에서 제작하여 왜 왕실에 하사한 것이다. 칠지도를 통해 이 시기 백제가 일본과 우호 관계를 맺었으며, 제철 기술이 발달하였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칠지도의 겉모습은 비록 오래되어서 낡고 울퉁불퉁 했지만 그 위상만은 높았고 기품이 있었다. 문득, 이 칠지도를 선물로 받은 왜의 왕이 부러워졌다.
백제 금동대향로는 너무나 우아했다. 그 자체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크기도 작아 보였고 기품이 없었는데 실제로 보니 크기도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가 보였다. 장식이 너무 정교해서 옛날에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향로를 만들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이 향로는 도교와 불교가 혼합되어 있는 포용성도 지니고 있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아름다웠다. 나도 백제금동대향로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다음에는 서산 마애 삼존 불상을 봤다. 비록 진품은 아니었지만 모형만으로도 감동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여래입상의 미소에 첫눈에 반했다. 그 인자하고 온화한 미소는 누구라도 빠져들게 만드는 신비한 매력이 있다. 이 불상에서 백제불상 특유의 자비로운 인상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백제 기와를 보았다. 백제 기와에는 심플한 연꽃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단아한 연꽃을 좋아한다. 백제 기와에는 향기도, 분홍 빛깔도 없었지만 연꽃은 원래 그곳에 있었다는 듯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단아하게 돌 속에서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덩달아 나의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다.
이 외에도 인상 깊었던 유물들이 많았지만, 이 네가지 유물이 나를 가장 설레게 했다.
아쉽게 박물관을 뒤로하고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보러 갔다. 이 석탑도 교과서에서 봤을 때 너무 작게 봤는데 실제로 보고나서 석탑에게 너무 미안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크고 웅장했다. 얼마 전 미술시간에 이 석탑에는 배흘림 기법이 사용되었다고 배웠는데 그때는 이 기법이 뭔지 잘 이해를 못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이 석탑의 기둥은 위 아래가 좁고 가운데를 볼록하게 표현 했는데, 이것이 배흘림 기법이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통해서 백제의 단아하고 세련된 조형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오늘 백제문화 탐방은 나에게 아주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동안 궁금했던 백제 문화유산들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유익하고 소중한 기회였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시간이 부족해서 하나 하나 자세히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록 깊이 있게 보지는 못했지만 백제 문화의 맛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한동안 단아하고 기품이 있는 백제의 문화에 빠질 것 같다.
내가 한국사에 재미를 붙일 수 있게 도와준 백제의 문화에게 고맙고 오늘 같이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4-H에도 진심으로 고맙다. 지금은 한국사능력 검정시험에서 4급을 따고 잠시 쉬고 있지만 학교로 돌아가면 더 열심히 공부해서 2급 시험을 볼 것이다. 그리고 4-H 활동인 클래식 기타 활동도 열심히 해서 그 동안 나에게 아주 값진 경험을 하게 해준 4-H회에 보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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