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 윤 회원 (전북 완주이성초등학교 6학년)
어느 누구도 거들 떠 보지 않고
아무 것도 자랄 것 같지 않던
황토 빛 거무튀튀한 땅에
할머니가 애지중지 아껴두었던
씨를 뿌렸어요.
삐죽삐죽
파릇파릇
여기저기에서 쑥쑥
새싹들이 밤마다 키 재기 하나 봐요.
황토빛 굵은 마디 할머니의 손은
마치 요술쟁이 같았어요.
막대기 세우면
완두콩, 오이넝쿨 하늘로 올라가고
할머니 이마의 땀방울은
고추를 주렁주렁 매달리게 했어요.
검은 빛 찰옥수수 맛은
황토빛 나는 할머니의 손맛이었고요.
매콤달콤했던 고구마순 김치는
이제는 잊혀진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그런 맛이었어요.
온종일 초록 밭에서 땀으로 목욕을 해서인지
할머니에게서는 항상 냄새가 났었어요.
그 때는 그 냄새가 싫었는데
온통 초록으로 변해버린 외갓집 밭에 오면
할머니 냄새가 그리워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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