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1 월간 제721호>
<지도자탐방> 4-H정신으로 일궈 낸 도전과 성취로 날마다 “심봤다!”

힘든 역경을 딛고 4-H정신으로 국내 최고의 산양삼 전문가가 된 권오만 부회장은 4-H가 신앙 아닌 신앙이라고 고백한다.
권 오 만 부회장 (충청남도 부여군4-H본부)

4-H정신의 실천을 통해 발전과 성취를 일궈내 많은 이의 귀감이 되는 것은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4-H인의 모습이다. 충청남도 부여군4-H본부에는 4-H정신을 행동으로 실천하며 매일 매일 “심봤다”를 외치는 자랑스러운 4-H지도자, 권오만 부회장이 있다.
권오만 부회장은 버려진 산을 가꿔 산삼을 재배해 매년 3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천방농산’을 일궈낸 장본인이다. 그의 도전정신과 뚝심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많은 언론에서 그를 찾고 있다. 기자가 찾아간 날도 이미 지역 언론사에서 권 부회장을 취재하고 있었는데, 그는 “내가 4-H를 알지 못했다면 결코 오늘 같은 날은 오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정리하고 있었다.
4-H활동의 경험이 인생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당당히 얘기하는 권오만 부회장. 하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그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어려운 형편에서 삼 재배

그가 처음 산양삼 시험 재배에 나선 것은 1983년 무렵이었다. 4-H활동으로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권 부회장은 당시 받았던 시상금 60만원으로 삼씨를 구입했다. 그리고 부친의 묘를 선산인 천방산으로 이전하면서 부친의 묘소 주변에 삼씨를 뿌려 두었다. 당시 권 부회장은 사업의 실패로 빚을 갚기 위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주말이면 고향을 찾는 힘든 생활을 반복하고 있었다. 고향에서도 주위의 손가락질을 피해 가족과 함께 부친의 묘가 있는 산속에서 수년간을 보냈다. 이러는 동안 그가 뿌려 놓은 삼이 하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1995년에는 제법 자란 삼 몇 뿌리를 캘 수 있었고 서울로 가져가 한 뿌리에 200만~300만원씩 받고 팔 수 있었다. 산삼의 가치에 눈을 뜬 권 부회장은 이듬해인 1996년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삼 재배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삼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 없었던 권 부회장에게 산양삼 재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삼 재배에 과거 4-H활동을 하며 익힌 4-H과제학습 방법을 그대로 실천했다. 끊임없이 삼에 대해 연구하고 적용하기를 반복했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어떻게 해서든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4-H과제일지를 작성하듯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해 나갔다. 그렇게 9년에 걸쳐 작성된 피땀 어린 기록은 어느덧 삼 재배에 관한 전문 기술서적이 되었다. 그는 힘들게 쌓아온 삼 재배의 경험을 혼자만 알고 있기보다는 필요한 이들에게 정보로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9년간 작성해 온 산양삼 재배일지를 ‘산중일기’라는 이름의 책으로 발간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이제 국내 최고의 산양삼 전문가로 인정받아 전국 각지에서 기술을 전수받고자 많은 사람들이 농장으로 찾아오고 있으며, 강의 요청이 줄을 잇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무리 바빠도 4-H후배들이 영농기술에 대한 조언을 구할 때면 최선을 다해 기술을 전수하고, 4-H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찾는 곳이면 이유를 묻지 않고 달려간다. 4-H를 통해 얻은 귀중한 경험을 젊은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일, 자신이 느꼈던 4-H의 힘을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4-H지도자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고를 전환하고 아이디어를 찾아내면 우리 농촌도 잘 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70%가 산입니다. 제가 체득한 산을 이용하는 방법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그들이 4-H정신으로 일궈간다면 우리 농업의 미래는 밝지 않겠습니까?”라고 힘주어 얘기하는 권 부회장의 모습에서 4-H지도자로서의 강한 책임감을 읽을 수 있었다.

받은 만큼 후배 위해 힘쓸 것

부여군4-H본부 권오만 부회장, 부여군농업기술센터 김동혁 4-H담당지도사, 부여군4-H본부 조관희 감사, 부여군농업기술센터 유호석 인력육성계장(왼쪽부터).
권 부회장은 4-H인이 만나 결혼해 4-H가 둘이 된 ‘8-H부부’다. 그는 1982년 부여군4-H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그 해 부여군4-H경진대회장에서 여부회장과 결혼식을 올렸다.
권 부회장은 4-H에서 받은 것이 너무나 많다며 늘 감사해 한다. 어떤 어려움도 헤쳐갈 수 있는 굳건한 정신과 4-H과제활동을 통한 과학적 학습방법을 배웠고 인생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를 얻었다. 그리고 전국 곳곳에서 지역사회의 중견으로 자리 잡은 4-H동기와 선후배들은 그에게 또 하나의 큰 자산이라고 말한다.
4-H교육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권 부회장은 바쁜 시간 속에서도 부여군의 4-H운동을 어떻게 하면 더 활발히 펼쳐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부여군4-H본부 회원들과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다. 기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에도 당일 함께 자리했던 부여군4-H본부 조관희 감사, 부여군농업기술센터의 유호석 계장, 김동혁 4-H담당지도사와 틈틈이 4-H교육과 농업에 대한 열띤 논의를 진행하는 모습에서 부여군 4-H운동의 밝은 내일을 엿볼 수 있었다.
4-H선배로서 그동안 쌓아 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4-H회원들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그들이 스스로의 꿈과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가 되고자 노력하는 권 부회장의 모습은 4-H지도자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 해 준다.
4-H가 신앙 아닌 신앙이라고 얘기하는 권오만 부회장. 그가 4-H를 통해 일궈낸 성공의 경험이 더 많은 4-H후배들에게 전수되어 4-H운동의 뿌리가 더욱 굳건히 뻗어가길 기대해 본다. 〈이은영 팀장
 eylee@korea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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