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1 월간 제720호>
<4-H 지도 현장> 지·덕·노·체 4-H이념 ‘실천’이 중요

<윤 종 식 지도사>

2009년 7월 4-H업무를 맡게 되었다. 어릴 때 고향마을 입구에 네잎클로버 모양의 푸른색 바탕에 흰 글씨로 지·덕·노·체란 글자만 보고 자란 나는 4-H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4-H업무를 맡으면서 하게 된 첫 행사가 여름캠프였다. 장소 및 모든 서류는 마쳤지만 준비는 나의 몫이었다. 4-H연합회라는 단체명도 처음 들어 보았고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 회원들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35명 회원들 중 정말로 열성과 4-H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10명 이내였다. 

이웃 위해 봉사하는 4-H

영농회원들 캠프를 진행하면서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나름대로 캠프운영에 대한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알지는 못했지만 이 기회를 통해 서로가 많은 기대를 하게 됐다.
2009년 영농회원 3300㎡포장에서 생산된 햅쌀 500kg을 10개교 불우학생들에게 전달하고, 가을배추 700포기를 양로원 및 고아원에 기증을 하였다.
회원들 스스로가 지역을 위해 봉사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 요즘 젊은이들이 자기실속과 이기심만 가지고 있는데 반해 영농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을 보고 세상은 이런 젊은이들에 의해 맑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한편으론 이런 회원들의 마음만큼 밝은 미래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게 서러웠다. 영농회원들은 어릴 때부터 자연사랑·농촌사랑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하여 큰 꿈을 갖고 살아가지만 현실은 농업에 희망을 주지 않는다.

어려운 농업현실 타개노력

한 회원은 대학중퇴를 하고 축산에 뛰어들었다.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우를 키워보고 싶은 열정을 가지고 축산업을 선택했지만, 고가의 경영비에 노력만큼 소득을 찾지 못했다.
다른 회원은 수도작의 꿈을 가지고 형제가 논농사에 열정을 쏟아보지만 남아도는 쌀과 수입쌀로 인해 다른 대체작물을 심어봐야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대다수의 회원들이 4-H정신을 가지고 농촌을 사랑하고, 후배들에게 농업의 소중함을 알리고 그 후배들과의 만남을 이어보려고 하지만 농업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자신들은 농업을 권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학교4-H회의 현실은 어떨까? 지도교사들이 4-H활동을 위해 교육을 받고 학생회원들과의 활동을 계획해 보지만 학교장,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시골지역의 4-H의 현실은 중소도시의 4-H보다 낳은 편이다. 중소도시의 학생들이 4-H라는 단어를 알까? 4-H이념이 바탕이 되어 우리의 농업이 발전하는 길은 무엇일까?

4-H가 농촌의 희망 돼야

4-H라는 단어를 모르고 이념을 모르더라도 자연과 농촌을 사랑하고, 남을 위하여 봉사하며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는 것을 서로가 배우고 느낀다면, 우리의 영농회원들처럼 성인이 되어서도 봉사하는 마음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한다면 이 사회가 밝고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4-H가 밑거름이 되어 우리가 농촌을 사랑한다면 농업의 발전이 뒤따를 것이고 농업의 희망이 생긴다면 4-H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4-H정신을 아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지·덕·노·체를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충북 음성군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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