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1 월간 제720호>
<시네마&비디오> 로빈후드

의적 글래디에이터

‘러셀크로’가 주연한 ‘로빈후드’는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를 연상시킨다.

최첨단의 히어로가 이끌어가는 헐리웃에 고전적 히어로 영화 ‘로빈후드’가 나왔다. 로빈후드는 헐리웃 영화의 단골 메뉴였다. ‘케빈코스트너’, ‘숀코넬리’ 등 선한 이미지의 스타들의 단골 배역이던 ‘로빈후드’에 선한 이미지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러셀크로’가 캐스팅되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이미지의 ‘로빈후드’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영화는 십자군 전쟁이 막바지에 달했을 시점에 시작한다. 로빈 롱스트라이드(러셀크로)는 십자군 원정에 뛰어든 영국의 사자왕 ‘리처드’의 평범한 궁수로 참여한다. 프랑스에서 전투 중이던 왕은 전사하고, ‘로빈’은 동료들과 함께 군에서 도망쳐 영국으로 돌아 오려하지만 배를 구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로빈’과 동료들은 죽은 사자왕의 왕관을 영국으로 옮기던 ‘록슬리’가 숲에서 프랑스군의 공격을 받고 있던 것을 발견한다. ‘록슬리’는 죽어가면서 자신의 칼을 아버지에게 전해달라는 마지막 유언을 ‘로빈’에게 한다.
‘로빈’은 ‘록슬리’의 옷을 입고 거짓 ‘록슬리’가 되어 왕관을 새로운 왕 ‘존’에게 전해주고 ‘록슬리’의 집 노팅엄으로 향한다. 노팅엄의 귀족 ‘록슬리’의 아버지는 로빈의 정체를 알고 자신의 죽은 아들을 대신해 성에 남아주길 간청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숨겨져 왔던  ‘로빈’의 아버지의 과거 정체를 이야기한다. ‘로빈’의 아버지는 시민권을 찾기 위해 귀족들을 모아서 왕권에 도전하다 처형당한 혁명가였던 것.
이때 왕권을 이어받은 ‘존’은 난폭한 독재정치를 시작하고, 그 여파는 노팅엄까지 미치게 된다. 이틈을 타서 프랑스는 영국을 점령하기 위해서 공격을 단행하고, 그것을 알게 된 ‘로빈’은 북부의 귀족들을 결합하여 프랑스 군을 물리친다. 그런데 ‘존’왕은 로빈이 귀족들을 규합하는 과정을 보고 오히려 질투를 느껴 ‘로빈’을 도적으로 몰고 체포를 명령한다. 숲으로 도망친 ‘로빈’은 드디어 의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영웅들은 탄생 비화를 만들었다. 배트맨도 엑스맨도 모두 자신들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만들어냈다. ‘로빈후드’ 역시 그 탄생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다. 그런데 그 탄생의 초점엔 옛 영화 ‘글래디에이터’가 있었다. ‘러셀크로’의 프랑스군과 맞서는 모습은 게르만족과 싸우는 로마 장군이었다. 그 때문에 영화는 모든 역량을 집중하면서 무리수들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이야기 완성도와 고전에 존재하는 ‘로빈후드’의 캐릭터를 무시한 채 오로지 ‘러셀크로’가 로마장군 ‘막시무스’로 복귀하는 것만을 고집한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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