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1 월간 제715호>
<4-H교사이야기> 4-H회 활동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

<문 태 진>

오늘은 매일 이른 아침 나의 하루가 시작 되는 곳에 두 명의 식구가 늘었다. 그동안 잘 알고 지내던 동네 아저씨로부터 진돗개 2마리를 선물 받았다. 이제 나의 조그만 보금자리엔 거위, 오리, 토종닭, 토끼, 개 등 50여 마리의 식구들이 서로 호흡하며 한 가족처럼 생활을 하고 있다.
2005년 마련한 나의 보금자리는 매년 앞동산에는 1000마리 이상의 학이 날아와 여름을 보내고 미꾸라지와 꿩이 유난히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논산시 인접 지역이지만 아직까지 개발이 안 된 이곳에 내가 농장을 꾸미게 된 것은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도회지로 유학을 나올 때까지 시골의 정취를 몸소 느끼고 농사일을 해온 탓이었다.
2000년 울산에서 충남 논산으로 오면서 약 4000㎡의 논과 밭을 구입하여 제2의 농부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특히 올해에는 나무 밭 주변에 울타리를 만들어 새로운 식구로 맞이한 새끼 청둥오리 한 쌍은 어느새 어미가 되었다. 알을 낳고 그 알을 품어 48일이 지난 후 13마리의 오리 새끼가 태어나 한 쌍의 어미가 새끼 오리를 이끌고 다니는 모습은 신비로울 따름이다.
그렇게 마련한 내 보금자리가 이제는 우리 학교4-H회원들이 견학과 노작활동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체험학습장이 되어주고 있다. ‘자식은 어머니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성장하고, 식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서 큰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을 생각하면 내 자신이 주어진 환경에 얼마나 정성을 다하여 노력하느냐에 따라 우리 학생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우리 교육을 생각해 본다. 초등학교 교실의 불마저 밤늦게까지 꺼지지 않는다. 한참 친구들과 뛰어 놀고 풍부한 감성을 만들어 가야 할 시기에 학력 신장이라는 굴레 속에 시들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어릴 때 동네 어귀에서 친구들과 비석치기, 땅 따먹기, 딱지놀이, 자치기, 구슬치기를 하고 어둠이 내릴 무렵 집으로 향하다가 주머니에 가득한 구슬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또한 집 서랍에 하나 둘 쌓여가는 구슬을 보면서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름을 느끼곤 했다. 이러한 놀이들이 지금의 사회생활을 해 나아가는데 많은 도움과 인생을 알게 해주는 중요한 매개체의 역할을 해 주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선 나부터 변하고 싶다. 자연의 소중함을 우리 아이들에게 접할 수 있도록 하여 자연의 소중함을 깨우쳐 훗날 자신이 살아가는 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내년에는 조그만 장소에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하여 우리 농장을 방문한 학생들에게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이번 동계방학 땐 하나 둘 준비를 해야겠다.
나의 조그만 보금자리가 자라나는 4-H회원들에게 체험 농장으로서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 하루도 준비하고 꿈을 가질 수 있고 자연을 벗 삼아 하루를 생활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언제나 최고보다 최선의 삶을 살아가고 싶다.
 〈충남 논산 강경상업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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