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이 주는 충격
상상하는 것은 모두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되는 곳이 스크린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이 있었다. 바로 3D다. ‘아바타’는 놀이동산에서 아동용으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3D를 훌륭하게 내러티브 영화로 구현해냈고, 이전의 3D영화와는 완전히 달랐다. 거기에는 ‘폴라엑스’를 중심으로 한 ‘로버트 저메키슨’ 감독의 영화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진 디지털 캐릭터들도 한몫을 했겠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디지털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훌륭한 플롯(plot)의 역할이 컸다.
지구의 에너지가 고갈된 가까운 미래, 머나먼 행성 판도라에서 대체 자원을 채굴하려 하지만 토착민 ‘나비’의 공격으로 채굴이 지연된다. 인류는 토착민과 인간의 유전자를 결합하여 인간의 의식으로 조정할 수 있는 ‘아바타’를 만든다.
하반신이 마비된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딩튼)’는 과학자였던 쌍둥이 형의 죽음으로 DNA의 유사성 때문에 형의 아바타를 조종하게 된다. 다시 다리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아바타를 조종하던 제이크는 나비족의 여인 네이티리를 사랑하게 된다. 결국 나비족에 동화되어버린 제이크는 인간들과 싸움을 시작한다. ‘아바타’의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는 서부영화와 같다. 특히 ‘늑대와 춤을’이란 영화와 너무 흡사하다. 영화는 처음에 인디언과 기병대의 싸움을 다루었다. 하지만 수정주의 서부영화로 옮겨가면서는 오히려 인디언의 편이 되어 기병대와 싸우는 이야기로 바뀐다. 마치 자신의 영화 ‘터미네이터1’에서 악당이었던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가 ‘터미네이터2’에서 선량한 로봇으로 변신한 것과 흡사하다. 그러면서 여기서 한발 더 나간 것은 바로 디지털 캐릭터와 인간 ‘제이크’를 한 인물인 것처럼 연출한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 놀이동산에 나오는 캐릭터를 실존하는 인간의 캐릭터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리를 잃어버린 해병대의 고뇌가 느껴지면서 그 많은 디지털 캐릭터들이 관객의 마음을 동요시키기 시작한다. 결국 3D의 화려한 테크닉은 관객들이 영화의 현실로 더욱 몰입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아이맥스 3D로 영화를 본다면 정말 영화 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느낄 것이다. 〈손광수/시나리오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