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계획 속에서 진행되는 인생에 대한 희망
2010년 새해가 밝았다. 온전한 새날을 맞으며 가슴 설레는 이유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전보다 좋아지리라는 희망, 행복하리라는 희망, 뜻을 이루리라는 희망. 시시때때로 만나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건 그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힘든 고비를 견디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를 펼쳤다.
이 책의 저자인 제인 구달은 평생을 침팬지와 함께 했다. 야생동물과 자연을 보호하는 일에 자신의 삶 전부를 헌신해온 저자에게 사람들은 ‘어디에서 힘을 얻는지’, ‘무척 평화로워 보이는데 어쩌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 있는지’ 묻는다고 한다. 혹 명상을 하는지, 신앙심이 깊은지 궁금해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환경파괴와 불평등, 물질주의, 대량학살, 전쟁과 같은, 인간이 자행하는 온갖 위협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어떻게 낙관적일 수 있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저자는 그 질문에 대답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사랑하던 저자는 고등학교 졸업 뒤 비서로 일했고, 5개월 월급을 모아 아프리카로 떠난다. 생물학을 전공한 건 아니었지만 자연 속에서 야생동물과 함께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안락함을 포기한 것이다.
아프리카 곰베에서 침팬지를 관찰하기 위해 풀숲에 들어선 저자는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은 갖지 않았다고 한다. 거기가 자신이 있을 곳이며 그곳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야생동물에게 해를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자나 들소, 표범, 그리고 1.8미터나 되는 뱀을 만나도, 자신을 해치지 않을 거라고 믿었고 실제로 그랬다. 저자는 만나는 침팬지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며 친구처럼 대했다. 이런 연구방식은 생물학을 전공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볼 때 용납하기 힘든 관찰행동이다. 하지만 저자는 동물도 품성을 갖고 있고 문제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으며, 마음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때문에 동물들을 실험 대상이 아닌 같은 생명체로서 대했다고 한다.
살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을 통해 큰 영향을 받았다는 제인 구달은 웃는 법, 특히 자신에게 웃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자신에게 웃는 법을 알았던 저자는 또 이렇게 말한다. “삶의 오르막과 내리막, 절망과 기쁨 속에서도 어떤 커다란 계획을 따르고 있었다는 믿음이 든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길을 잃고 방황한 때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진실로 길을 잃었던 적은 결코 없다.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바람이, 떠도는 작은 조각을 정확한 길로 부드럽게 밀어주거나 혹은 맹렬하게 불어주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그 표류하는 작은 조각이 바로 과거의 나였고, 또한 지금의 나이다.”
지금 무엇을 희망하는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싶은가? 오로지 열정만을 품고 아프리카로 향했고 ‘희망의 이유’를 찾아낸 제인 구달과 같이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희망의 이유’를 품고 자신에게 웃으며, 뜻하는 모든 것을 이뤄내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진아 /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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