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5 격주간 제714호>
<이 한 권의 책>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아름다움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사진가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림이다. 태양의 위치나 그날의 날씨 변화는 애초에 사진가의 영역을 벗어나 있다. 촬영지에 맞는 카메라와 렌즈를 준비하고, 위치를 선정하고 프레임을 결정한다. 그리고 기다림의 어느 지점에서 작가는 셔터를 누른다.
한 사진가의 기다림에 대한 책이다. 김영갑은 1985년, 피가 펄펄 끓는 20대에 제주의 풍광에 반해 그 섬에 정착했다. 그리고 2005년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들판의 빛과 바람, 비와 안개를 기다리고 포착했다. 들판의 야생화와 풀벌레, 나무와 구름이 그의 기다림에 화답했다. 아름다움은 어디에도 존재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다림일 뿐이다.
  〈김영갑 지음/ 휴먼&북스 펴냄/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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