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01 격주간 제713호>
<회원의 소리> 4-H를 알리고 발전시키는데 힘써야

고기현 부회장〈부산광역시4-H연합회〉

초등학교 때부터 꽃을 무척 좋아했던 나는 중학교에 올라가서 꽃 기르는 활동을 하는 4-H회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 4-H과제활동으로 국화 키우기를 하면서 꽃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난 원예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됐다. 고등학교에서도 4-H활동을 하면서 회장을 역임하는 등 4-H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심을 갖게 됐다.
이러한 자부심과 애착심은 당시 한국농업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부산시4-H연합회에서 계속적으로 4-H활동을 할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 줬다.
4-H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다른 학교4-H회 회원들과 함께 야영교육을 했던 것이다. 재밌게 게임도 하고, 담력훈련도 하면서 서먹했던 회원들이 서로를 위해주고 협력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됐다. 야영교육이 끝나고 헤어질 때에는 다들 아쉬워하며 다음의 만남을 기약했다. 또 친구들과 여러 과제활동을 하면서 많은 지식도 습득할 수 있었다.
특히 4-H활동은 나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꽃이 좋아 시작한 4-H활동이 대학은 물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도 정해줬으니 그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학교4-H활동에 이어 연합회 활동을 하면서도 내 삶의 영역에서 벗어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관계를 맺어가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었다. 또 이들과의 만남 안에서 자연스럽게 내성적이었던 나의 성격이 외향적으로 변해갔고, 어떤 모임을 가든지 앞서 일할 수 있는 리더십도 생겼다.
이렇게 좋은 4-H활동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영농회원뿐만 아니라 학생회원의 수도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때, 어쩔 수 없이 진한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4-H라는 단어도 모르고, 4-H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알지 못한다. 예전에 4-H활동을 했던 선배님들마저 4-H가 아직도 활동하느냐고 반문할 정도니 그 상황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회원이 증가하려면 많은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여성회원 영입과 활동을 위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고, 영농을 하는 회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농사짓는 청년들이 줄어드는 이 시점에서 4-H활동의 기반이 되는 영농회원들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4-H에서 힘을 쏟아줘야 할 것이다. 이것이 4-H가 살아가고 발전하는 길이요, 농업·농촌이 발전하는 길이다.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나 자신부터 4-H활동에 더욱 힘써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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