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물고기는 통발에 남지만, 큰 물고기들은
그것을 뛰어넘어 도망쳐 버린다는 의미로 사용
발(跋)은 뛰어넘는다는 뜻이고, 호(扈)는 대나무로 엮은 통발을 말한다. 작은 물고기들은 통발에 남지만, 큰 물고기들은 그것을 뛰어넘어 도망쳐버린다는 의미로, ‘제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것’ 또는 ‘아랫사람이 권력을 휘둘러 윗사람을 벌하는 것’을 말한다.
한나라가 외척들과 환관들 때문에 멸망하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외척 중에서 10대 순제(順帝) 때 황후의 형인 ‘양기(梁冀)’란 자가 20년간에 걸쳐 실권을 장악하고 횡포를 부렸다. 그는 순제가 죽자, 겨우 두 살짜리 조카를 충제(沖帝)에 즉위시켰고, 1년 후에 여덟 살짜리 질제(質帝)를 즉위시켰다. 그런데 질제는 어릴 때부터 총명하여 양기의 횡포가 이만저만 눈에 거슬렸던 것이 아니었다.
어느 날, 질제는 신하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양기에게 눈을 고정 시키고 말했다.
“이분이 발호장군(跋扈將軍)이로군.”
이것은 양기가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통발을 뛰어넘어 도망친 큰물고기처럼 방자함을 비유한 것이다. 양기는 이 말을 듣고는 화가 치밀어 올라 측근에 있는 자에게 명하여 질제를 독살시켰다.
또 수(隋)나라 양제(煬帝)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중에 폭풍을 만나 당황하여, “이 바람은 발호장군이라고 말할 만하다”라고 한 말에서 ‘장군(將軍)’ 두 글자를 붙여서 폭풍을 뜻하기도 한다.
뛸 발/ 통발 호
[출전] 후한서(後漢書) ‘양기전(梁冀傳)’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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