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5 격주간 제712호>
<전국4-H회원 사이버백일장 본선 진출> 할머니표 사랑

신가흔 회원 〈충남 아산시 온양여자중학교 4-H회〉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그 곳의 사람들은 서로의 정을
나눠가며,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 나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니네 가기로 약속한 날이다. 가족 모두 분주하게 준비를 한다. 나도 또한 할머니 댁에 가면 맛있는 밥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몸이 빨라져 준비를 후다닥 끝마친다. 할머니 댁에 갈 때면 몸이 저절로 움직여지는 것은 왜일까?
기쁜 맘을 가지고 즐겁게 우리 네 명의 가족은 할머니 댁에 무사히 도착했다.
“할머니!”
“가흔아!”
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바로 할머니를 부르며 할머니에게 달려갔다. 할머니도 이름을 부르며 나를 반겨주신다. 할머니와 반가운 인사를 마친 후 할머니 집에 잠깐 들어간 우리 가족은 다시 나갈 준비를 했다. 바로 할머니의 일손을 돕기 위해서다.
우린 먼저 고구마를 캐기 위해 뒷산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햇빛이 마치 나만 비추는 듯해서 더욱 더웠다. 더군다나 오빠, 엄마, 아빠, 할머니는 팔뚝만 한 고구마를 쏙쏙 캐는데, 나는 내 엄지손가락보다도 못한 고구마인지도 모르겠는 조그만 것만 뽑혔다. 그렇게 커다란 상자 4개를 가득 채우고 고추를 따려고 뒷산을 내려와 밭에 갔다. 고추를 어떻게 따는지 몰라서 처음엔 가족들이 따는 모습을 옮겨 가면서 구경만 했다. 그러다가 따는 재미에 빠져서 봉지가 꽉 차는지도 모른 채 계속 고추를 땄다. 그렇게 신나게 고추를 따다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드디어 내가 기다리던 맛있는 저녁을 먹게 되었다. 낮에 캔 고구마와 고추도 있었다. 그날따라 밥이 더 맛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을 먹으며 한편으론 뿌듯하기도 하면서 할머니께서 하시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도 깨달았다. 문득 옆집에 살던 할머니께서 우리 가족을 보면서 칭찬하시던 일이 생각났다.
“아우, 딸하고 사위하고 손자, 손녀가 다 나와서 일하네.”
“그려, 막내딸하고 사위하고.”
할머니께서 신이 나셔서 자랑하시는 모습이 떠오르자 앞으로도 자주 와서 할머니가 하시는 일을 많이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댁에 있다 보면 느끼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내가 사는, 120가구 이상이 한 동에 모여 사는 아파트와는 달리 할머니가 지내시는 시골 동네는 정말로 정이 넘친다. TV를 보고 있다가도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음식을 들고 오시거나 이야기를 하러 자주 오신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농촌과 도시를 나도 모르게 비교해 보게 되었다. 도시는 편리한 교통수단과 빠른 정보 전달로 많은 소식을 금방 알고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이웃과의 단절은 오히려 심해지고 만다. 농촌, 그곳은 도시의 자동차 소리나 자동차의 검은 매연이 없다. 대부분 걸어 다니거나 버스를 탄다. 하지만 그곳은 사람들의 정이 오가고 이웃과의 소통이 가장 발달된 곳이다. 농촌을 보면서 또 한 번 ‘정’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시골하면 어떤 생각을 떠올릴까?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편안하고 정이 넘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그곳의 사람들은 서로의 정을 나눠가며,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 나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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