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5 격주간 제710호>
<지도현장> 4-H회원들이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장 승 연 지도사>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 으레 부서변동이 있거나 신입직원이 들어오면 회식이 있다. 공무원조직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09년 2월 처음 부서 배치를 받은 후 맞이한 회식, 그전에도 간간이 함께하는 식사자린 몇 번 있었지만 회식은 처음이었다.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고 분위기도 어느 정도 무르익을 때쯤 선배 지도사께서 여기저기 전화를 하시기 시작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건장한 청년 한 명이 들어왔다. 하얗게 드러나는 치아가 멋스런 건장한 청년이었다. 약간은 가무잡잡한 피부, 굵고 큼지막한 음성의 영락없는 성실한 시골 청년의 모습이었다. 전종훈 의성군4-H연합회장과의 첫 대면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약간은 어색했지만 그렇게 시작된 우리 만남은 체험활동, 학습과제활동, 봉사활동, 야영대회 등을 통해 이제는 누구보다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전종훈 회장뿐 아니라 회원들과 4-H활동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무엇보다도 함께 달리고, 경험하고 직접 느껴보는 것의 소중함이었다.
처음에는 소극적인 모습이었으나 같이 행동하고 부대끼고 체험하면서 점차 능동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 스스로도 많은 것을 느꼈다. 현장에서 마주치는 밝고 긍정적인 모습, 함께 생각하고 교류해가는 진정성 있는 모습에서 지·덕·노·체 4-H 이념은 저절로 실현되고 있었다.
한때 농촌지도사업에서 4-H업무의 비중이 가장 컸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젊은 농업인들이 줄고 또한 회원들도 줄어, 이젠 그 명맥 유지도 가늠하지 못할 만큼 불확실하다.
그러나 도시로 떠나는 사람도 많지만 또한 지금도 많은 젊은이들이 농촌에서 건강한 삶을 일구며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일하고 마을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이 글을 빌어 알리고 싶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농업을 이끌어나갈 영농회원들의 그런 진정성이 높게 평가되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항상 그들이 가을하늘처럼 맑고 푸르른 사람이 될 수 있는데 도움을 주는 지도사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생각해보면 2009년은 생각지 않은 많은 것들로 인해 행복의 나래에 빠져드는 행복한 한해인 것 같다. 농촌이 좋아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삶의 신비로움을 체험하니 마치 꿈꾸는 한 해처럼 느껴진다. 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새로운 인연이 맺어짐에 기쁨이 커가는 것 같다.
전종훈 회장부터 시작하여 이진곤, 김종년, 장재호, 강경훈, 손근호, 김반석, 김성민, 배석기, 전준성, 신성욱 회원 등을 비롯한 모든 의성군4-H회원들 그리고 직전 4-H담당 지도사인 김병석 선생님, 선배님을 통해 알게 된 각급 학교4-H지도교사님들, 눈높이를 맞추며 최근 인기 있는 연예인 얘기를 하면 웃음 짓던 화정이, 은미를 비롯한 학생4-H회원들. 얼굴도 모르면서 서로 만난 적 없었던 사이에서 새로운 인연으로 맺어짐이 어찌 신비가 아니겠는가!
나는 농촌을 사랑한다. 땀이 있고 열정이 넘치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우리 4-H회원들이 있어서 농촌이 더없이 사랑스럽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울릴 때면 소주 한 잔 하자는 익살스런 4-H회장의 전화가 아닐까 생각하며 미소지어본다. 4-H라는 이름의 인연이 새삼 고맙고 행복하다.
 〈경북 의성군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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