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5 격주간 제710호>
<살며 생각하며> 평범한 정답
어느 날 마쓰시타에게 한 젊은이가 찾아왔다. 마쓰시타는 그 젊은이의 얼굴을 보자 그가 왜 자신을 찾아 왔는 지 알 수 있었다. 역시나 젊은이는 “어떻게 성공했습니까?” 라며 물었다. 그것은 마쓰시타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였다. 마쓰시타는 그 질문에 여러 가지 답을 할 수 있었지만 가장 솔직한 대답은 ‘성실한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은 너무나도 평범한 진리였기에 자신에게 질문을 한 젊은이에게는 쉽게 기억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마쓰시타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걸어온 길을 가만히 돌이켜보면 90퍼센트가 운명이었다는 생각이 드네. 뭐 하나 특별한 재주도 없는 평범한 내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확실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지. 나는 그런 행운에 언제나 감사할 따름이네.”
젊은이는 약간 놀란 듯 “그럼, 성공이 운에 달렸다는 말씀입니까?” 하고 반문했다. 뭔가 굉장한 방법이라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젊은이의 얼굴에는 허탈감이 역력하게 드러났다. 마쓰시타는 그런 젊은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면서 태연스레 말했다. “그렇지. 모든 것은 운명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네. 하지만 젊은이, 내가 90퍼센트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게. 남아 있는 10퍼센트가 아주 중요하게도 인간에게 맡겨져 있는 몫이지. 예를 들어 나를 배라고 한다면 ‘나는 큰 배인가? 작은 배인가?’ 그것은 각자의 운명일지도 모르지.
그러나 배를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라는 거야. 그 배가 깊고 푸른 바다를 건너 목적지인 항구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인간에게 달려 있다네. 그런데 모든 것을 결정지을지도 모르는 그것, 1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인간의 몫은 자신의 노력만으로 얻어지는 것이지. 그것도 하루하루 성실하게 일 년을 하루처럼, 몇 십 년을 한결 같이 노력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몫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하네. 내게도 자네에게도 똑같이 90퍼센트의 운명이 주어졌네. 자, 나는 10퍼센트의 성실한 노력을 할 준비가 되었는데 자네는 어떤가?”
일 년 중에서 가장 해가 긴 날은 음력 6월 21일, 하지다. 하지만 가장 기온이 높고 더운 날은 그로부터 한 달여 후인 음력 7월 23일, 대서다. 어째서 그럴까. 비록 하지에 해가 가장 길지만, 대지가 뜨거워지는 데는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때로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도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에서 대서까지는 한 달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노력이 익는 데도 시간이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좋은 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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