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1 격주간 제709호>
<학교4-H 탐방> 회원들 열린 마음 갖게 한 봉사·농촌체험활동

경남 김해시 월산중학교

〈박승호 교장〉

경상남도 김해시 장유면 부곡리에 위치한 월산중학교(교장 박승호). 면단위 학교지만 고층 아파트촌으로 둘러싸여 있고, 전교생 수가 1200명에 가까운 도시학교의 특성이 두드러지는 이곳에서 ‘자연, 환경, 생명, 봉사’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김해시뿐만 아니라 경상남도를 대표하는 학교4-H회로 급부상 중인 월산중학교4-H회(회장 김병규, 지도교사 김영로·오현옥)를 찾았다.
지난해 유재일 교감의 권유로 김영로 지도교사와 30명의 회원이 4-H활동을 시작, 올해 오현옥 지도교사가 합류하고 작년 월산중4-H회 활동이 학생들에게 알려져 회원도 50명으로 늘어나 단숨에 교내 최고의 동아리로 성장했다.



텃밭 가꾸기 등 다양한 활동 전개

월산중학교의 등교시간은 오전 8시 30분까지. 하지만 월산중4-H회 회원들은 시험기간을 제외하고는 매일 오전 8시 10분까지 등교해 교내 환경정화활동과 학교 주변 정화활동을 펼친다. 학년, 반 별로 조를 편성해 일주일 단위로 돌아가며 활동해온지도 벌써 2년째, 이제 등교시간 환경정화는 월산중4-H회의 몫이다. 김병규 회장은 “봉사 초기에 아침 일찍 모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청소를 하면서 환경미화원 아저씨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실 때마다 피곤이 싹 가시고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월산중4-H회의 봉사는 학교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4-H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중증 장애인 복지시설인 ‘한마음 학원’과 지역노인요양원인 ‘보현행원’을 방문하고 있다.
‘한마음 학원’에서는 시설 청소 및 장애우들의 직업재활훈련을 돕고, 또 책, 옷, 신발, 문구류 등 학교에서 물품을 모아 ‘한마음 학원’에 기증하고 있다. ‘보현행원’에는 연세가 많으시고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드리고 청소도 돕는다. 

김해화훼단지를 찾아 화훼농장을 둘러본 후 함박 웃음을 터뜨리는 월산중4-H회원들. 회원들이 직접 화단의 국화를 돌보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키우고 있다.


4-H활동으로 생각의 폭 넓혀

최재진 회원은 “보현행원에 처음 갔을 때 일을 많이 시키시는 것 같아서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그분들에게 내가 도움이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봉사활동을 계속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면서, “4-H가 아니었으면 접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체험소감을 전했다.
학교 뒤편에 마련되어 있는 260여㎡의 아기자기한 4-H체험학습장(텃밭)에서는 회원들이 직접 호미로 땅을 일구고 물과 거름을 주며 상추, 쑥갓, 깻잎, 고구마, 감자 등을 재배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렇게 회원들이 기른 각종 채소는 봉사활동 후에 이어지는 삼겹살 파티의 푸짐한 먹거리로 변한다. 학교 화단에 있는 국화 또한 월산중4-H회원들이 정성들여 기르고 있어, 얼마 안 있으면 화단을 알록달록 수놓을 예쁜 국화를 만날 수 있다.
보현행원 봉사활동과 연계한 콩나물 키우기 과제도 월산중4-H회의 대표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김영로 지도교사와 오현옥 지도교사가 학교 인근 콩나물 공장을 방문해 콩나물 키우는 방법을 배워 회원들과 함께 큰 시루 3개에 나눠 길러 보현행원과 학교 교사들, 회원들에게 나눠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8월에는 김해화훼단지를 방문, 영농후계자로부터 농장 소개와 화훼농업의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멀게만 느꼈던 농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10월에는 창원시 주남저수지 일원에서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람사르 총회가 개최됐는데, 월산중4-H회도 많은 경남 지역 학교4-H회와 함께 참가해 자연의 신비함과 소중함을 직접 보고, 듣고, 느꼈다.
특히 람사르 총회 기간에 빗돌배기 마을(창원시 대산면)에서 체험한 단감 수확과 농민과의 대화는 회원들에게 농업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한 시간이었다.
이경미 회원은 “특목고 진학만 생각했었는데, 4-H활동을 통해 시야를 넓혀 농업계 고등학교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며 농촌체험활동의 소감을 전했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월산중4-H회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승호 교장과 유재일 교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박승호 교장은 “4-H활동은 농촌지역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도시지역에서도 가능하며, 청소년의 인성함양을 위해선 4-H활동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장영화 회원은 “장애우 봉사활동을 가서 작업만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들과 게임도 하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이에 김 지도교사와 오 지도교사는 “우리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말해줘서 놀랐다”며 “4-H활동을 통해 녹색 마음과 열린 마음을 갖게 된 결과”라고 흐뭇해했다.
4-H활동을 통해 자연을 사랑하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월산중학교4-H회의 더욱 알찬 활동을 기대해본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4-h.or.kr〉

장애인 복지시설인 ‘한마음 학원’을 찾아가 장애우의 직업재활훈련을 돕고 있는 모습. 2년 째 다른 학생들보다 20분 일찍 나와 학교 주변을 청소하는 월산중4-H회의 섬김이 아름답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농촌·사회단신> 제1회 ‘방과후 학교 대상’ 시상
다음기사   4-H인에 의한 순수 4-H교육·축제행사로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