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1 격주간 제709호>
<지도현장> 4-H 속에서 길을 찾다

<홍 석 주 지도사>

 지도사로 일한지 3년. 지도사라 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처음 농업기술센터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4-H가 무엇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그냥 때가 되면 과제 학습포 모내기를 하고, 야영을 하며, 경진대회를 하는구나 생각했다. 사실 왜 하는지, 무엇 때문에 하는지 마음깊이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4-H담당자가 되었다. 500명이 넘는 학생4-H회원과 나보다 나이가 많은 회원이 대부분이었던 영농4-H회원을 어찌 대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두려움이 앞섰다.
많은 4-H선배들의 조언을 들었다. 그분들을 통하여 4-H에 대해 조금씩 배우게 되었고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 4-H본부에서 받은 교육 또한 4-H를 알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고, 나 스스로 성장하는데 큰 보탬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편으로는 4-H선배들의 활약상을 들을 때마다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4-H선배들의 활약상은 존경심을 갖기에 충분하였지만 우리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나의 작은 능력으로 실현가능한 일인지 막막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배워가면서 1년을 보내고 어느새 세 번째 계절을 맞이하면서 이렇게 4-H신문의 지면을 빌어그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기회까지 가지고 있다.
회원들과 함께 4-H활동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교육에 있어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는 점이다. 농촌체험을 할 때, 처음에는 무표정 했던 학생회원들이 체험교육이 진행될수록 점착 능동적으로 질문하고 배우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영농회원들 또한 각종 행사진행의 사항들을 회의를 통해 직접 결정할 때 참여율이 높아지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재능들이 어우러져 지·덕·노·체 4-H이념을 실현하는 과정을 보았다.
4-H활동은 스스로 찾아 행동하는 체험활동이 자연스레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었다. 나 또한 그동안 4-H활동을 하면서 나의 역할은 밥상을 차려 먹여 주는 것이 아니라 4-H인들 스스로 먹을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농촌체험활동은 물론 과제활동 및 봉사활동 등 4-H 속에는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득하다. 그런 활동들을 통해 각 활동의 질감과 성질을 파악하게 되면 자연스레 편식하지 않고 고른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잘 차려진 밥상일 지라도 편식하여 먹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좋은 과정 자체가 이미 좋은 결과다. 과정이 좋다면 당장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4-H의 체험학습은 그렇게 직접해보는 체험 과정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의 농업을 이끌어갈 영농회원들이 농사의 진정성을 이해하게 해준다. 학생들에게 농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4-H속에는 여러 길이 있다. 지와 덕과 노와 체로 대표되는 그 다양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부와 명예를 쫓지 않아도 저절로 능력 있는 농업 CEO가 될 수 있는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와주신 권오식 소장님께 감사드리고 또한 충주시4-H연합회의 원동력인 배세환 회장을 비롯한 영농회원들께도 이 기회를 빌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충북 충주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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